[창간 76주년 기획] 안동,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바이오산업 새로운 캐시카우 된 대마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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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0 13:39  |  수정 2021-10-12 08:30  |  발행일 2021-10-12
[대구경북 신산업이 뛴다 .1] K바이오산업 엔진 장착
특구사업 기간 내 실증사업 실효 거두고
'의료용 합법화'로 이어져야 산업화 가능
세계시장 진출 늦으면 중국 종속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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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임하면 금소리에 조성된 헴프 재배단지 전경.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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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는 그동안 '마약류'란 인식때문에 활용이 극도로 제한돼왔다. 앞으론 대마 대신 '헴프(Hemp)'란 말이 더 입에 착착 붙을 것 같다.

 

경북도가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 (Cash Cow·수익창출원)로 점찍고, 집중 육성하기로 해서다. 정부도 안동을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관련 산업화의 길을 열어줬다.


◆70년간 법으로 제한, 활용 억제돼 온 헴프가 꿈틀
대마는 칸나비디올 (CBD) 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성분 함유량에 따라 '헴프'와 '마리화나'로 구분된다. 헴프는 환각성분이 있는 THC함유량이 0.3% 이하인 것을 일컫는다. 헴프에서 비 환각성 성분인 CBD를 추출하는 게 핵심 공정이다. CBD는 인간의 정신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의료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고순도의 CBD는 근육경련 완화, 폐 및 호흡 능력 향상, 희귀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자연히 해외에선 기능성 의약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 자가치료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수입이 허용된 에피디올렉스(간질 치료제)는 이미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고가(100㎖ 1병 당 160만 원)에 수입하는 실정이다. 수입대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대마 산지인 경북(안동)은 헴프를 신(新) 바이오 소재로 전환하면 활용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에선 의료·학술연구 목적의 대마 수입 및 매매만 허용한다. 

 

여태껏 의약품 원료가 되는 헴프 잎 및 미수정 암꽃은 모두 소각했다. 자연히 헴프를 재배해서 여기서 의약품 원료가 되는 CBD를 추출, 대마의 의료적 목적이 합법화된 해외국가에 수출하는 길이 막혀 있다. 

 

70년 넘게 마약류관리법에서 활용을 금지해온 헴프를 의료용 목적으로 합법화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 미국·캐나다·독일·우루과이 등 세계 56개국에서 CBD 성분이 든 의약품 활용을 합법화하고 있다.
 

◆헴프 관련 법 개정·산업화 키(Key) 동시 확보를
안동이 헴프를 의료 산업용으로 발전시키는 걸림돌을 제거하면 도시 위상은 확 달라질 수 있다.
 

절호의 기회는 왔다. 안동은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안동시 임하면· 풍산읍 일대 등 6개 구역 37만㎡(11만 평)에서 2024년까지 22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헴프 산업화를 실증사업(사업비 380억 원)이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CBD 추출목적의 대마 재배 (스마트 팜 형태)△ 헴프 잎 또는 미수정 암꽃의 폐기대상 제외△원료의약품 및 의료목적 제품 제조·매매·수출 허용 △블록체인 기반의 전(全)주기 이력 관리가 핵심 실증분야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주>·<주>유한건강생활·교촌에프앤비·동국제약 등 유력 기업들이 특구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기술적 제언을 전담한다.
 

관건은 특구 사업 기간 내 실증사업이 실효를 거둬 법 개정으로 빨리 이어지게 해야 한다. 다양한 성과를 내 대마를 무조건 마약으로 인식하는 국민의식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규제자유특구 사업 종료 후 원하는 '특화산업단지' 조성 및 해외 수출길이 활짝 열린다.
 

CBD의약품 글로벌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다. 2018년 134억 달러에서 2024년엔 444억 달러까지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근엔 과자·식용유 등 식품업계까지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헴프를 통해 농업에 새 돌파구 찾기도 의식해야 하는 경북은 책임이 막중하다. 자칫 헴프 실증사업이 순탄치 않으면 CBD의약품 관련 세계시장 진출도 늦어진다. 

 

우리나라가 중국·이스라엘 등 해외시장에 종속될 우려도 있다. 실제 중국의 경우 윈난성 일대에 대규모 대마 특구로 운영 중이다. 중국은 CBD 추출기술을 포함해 대마 관련 세계 특허의 50%를 갖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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