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산업이 뛴다 .2] 스마트 그린물류...新물류산업 육성 김천서 시작, 도심 중심·노외 주차장 활용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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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0 07:41  |  수정 2021-10-20 20:01  |  발행일 2021-10-20 제4면
당일 신속 배송 가장 큰 장점
물류용 전기자전거 상용화땐
친환경·경제성 일석이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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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스마트 그린물류특구사업을 통해 택배운송시장에 데뷔하는 3륜 전기자전거.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쉽게 나서기 힘든 도심형 스마트 그린 물류와 식용곤충 산업 육성을 위해 기꺼이 '퍼스트 펭귄'이 되기로 했다. 무리 생활을 하는 펭귄은 먹이를 찾으러 바다에 뛰어들지만, 바다표범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어 주저하게 된다. 이때 무리를 대표해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뒤따른다. 경북도가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 교통요지(김천)와 곤충 재배 농가 규모를 보고 신산업화의 가능성을 봤지만 혼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장 선점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경북이 기존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총대를 맨다. 교통요지인 김천이 그 출발지다. '도심 속 소형 물류센터'와 특화된 배송수단을 통해, 당일 신속 배송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게 사업의 핵심 요체다. 지난 7월 정부로부터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 자유 특구(2021년 8월~2025년 7월)'로 지정되면서 그 디딤돌을 놨다.

◆도심 주차장에 소형 물류센터 조성

그린물류 규제 자유 특구사업은 김천시 도심 내 노외주차장에 주차장을 겸하는 스마트 생활물류 거점을 구축하는 데서 출발한다. 통상 도심 외곽에 있던 물류센터를 김천시 황금시장(황금동)·율곡동·김천1일반산업단지 일원 등 도심에 건립한다. 도심 물류센터(MFC) 개념이 도입된 것. 이른바 '소형 동네 물류 창고'다.

온라인 시장에 취약한 중·소상공인, 골목상권,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e-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주문·보관·분류·포장·배송·반품·재고관리 등 물류 흐름 전(全) 과정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Fulfillmemt)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통해 골목상권에 경쟁력 있는 물품을 사전에 도심 물류센터에 대량 입고시켜 당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게 한다.

일각에선 주차장에 물류시설이 입주할 경우, 주차장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기존 주차 면수 유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가건축물 신축(3층 규모) 시 50% 정도만 물류시설 용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차장 시설로 이용할 수 있다. 옥상 주차 면수 확보 노력도 병행한다. 물류 상·하차 시간 조절과 이용자 및 물류 전용 진·출입로도 별도 운영한다.

다소 생소한 도심 생활물류 통합플랫폼 구현을 위한 든든한 조력 사업자 <주>메쉬 코리아도 있다. 이 업체는 올해 대한민국 최초로 MFC를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오픈, 통합배송 관리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김천시 일원에서 진행하는 특구 사업에선 기존보다 운송 및 판매방식 등에서 훨씬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선보인다. 향후 지역 청년들의 물류 스타트 업(신생 기업) 창업 문도 넓어질 수 있다.

◆전기자전거로 친환경 당일 배송

김천발(發) MFC 활성화의 필살기는 3륜 전기 자전거를 물류배송용으로 데뷔시키는 것이다. 국내 물류업계에선 김천에서 처음 시도된다. 전기자전거는 오픈 플렉스(Open Flex·일반인 배송) 형태로 활용된다. 거주민 누구나 전기 자전거를 대여해 배송에 참여할 수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아파트 단지 내 택배 차량 진입 금지 등 사회 문제해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전기 자전거는 국내에 안전기준이 없어 활성화되지 못했다. 현행법상 전기 자전거는 자전거 도로를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구 사업 기간에 자전거도로 주행 실증이 성공하면 법 개정을 통해 유럽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유럽 전기 자전거 택배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3.3% 성장할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 진출한 물류용 자전거 생산업체들의 국내 유턴도 가능해진다. 실제 베트남에 공장이 있는 <주>이삼사가 이번 특구사업 참여를 통해 국내로 사업장을 옮긴다. 국내에서 연간 전기 자전거 2천 여대 생산이 가능한 시설(120명 고용 창출 기대)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 자전거는 친환경적 요소도 갖추고 있다. 기존 도심 배송에선 주로 1t 트럭(디젤)이 활용됐다. 하지만 연간 1대당 7.7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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