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산업이 뛴다 .3] 배터리 리사이클링…폐기 배터리 잔존가치 70~80%, 포항, 배터리산업 선점 담금질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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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8 07:40  |  수정 2021-10-28 07:41  |  발행일 2021-10-28 제4면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 등 구축
이차전지 종합연구소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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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조성된 이차전지 소재업체 에코프로 캠퍼스 전경. <경북도 제공>

시대적 화두인 탄소중립 기조가 경북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국내 대표 러스트(rust) 벨트인 포항은 전기 배터리 메카로, 국내 원전 최대보유지역인 경주는 안정성, 친환경성이 담보되는 SMR(소형모듈 원자로) 개발 및 수출 전초기지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이차전지(전기 배터리) 산업은 신(新) 블루오션 분야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동력이자 미래형 에너지로 인식된다. '철강 도시' 포항이 이 배터리 산업 선점을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다. 2019년 7월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받으면서 가능성은 더 선명해졌다.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산업 끝판왕

시대적 대세인 전기차가 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500회 정도 충전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300~400㎞다. 평균 20만㎞를 주행하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폐배터리는 앞으로 기하 급수적으로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2018년)자료를 보면, 국내 전기차는 2030년엔 300만대 운행된다. 사용 후 누적 배터리 발생량은 60만대에 이른다. 2025년부터는 매년 3만개 이상씩 사용 후 배터리가 발생한다.

폐배터리는 폐기 후에도 70~80%의 잔존가치가 있다. 그 가치는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서 구현된다. 재사용은 배터리를 모듈 단위로 분해한 뒤 가로등·전기 스쿠터·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용된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면 재활용하면 된다. 배터리를 녹이면 니켈·코발트·망간 등 금속 물질을 추출할 수 있다. 기존 전량수입에 의존했던 금속이다. 30%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와 수입대체 측면에서 효용성이 높다.

폐배터리는 높은 활용 가치가 있음에도 그간 배터리 진단·성능 평가·재개조에 대한 안전기준 등이 없어 민간투자 및 초기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돼왔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특구 사업을 통해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 전(全) 과정을 산업화시키는 중책을 맡게 됐다.

◆포항, 배터리 분야 1조6천591억원 투자유치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사업은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1~4단지)·블루밸리 국가산단에서 2023년 8월까지 진행된다. 사업비만 261억여 원이 투입된다. 미래 에너지 분야의 총아가 집적되는 도시답게 포항에는 정부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월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환경부 그린 뉴딜사업인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 순환 클러스터 조성사업'(2021~2024년·국비 457억원)을 유치했다. 연구단지와 기업집적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에 포항시도 30억원을 보탰다.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다. 지난 9월엔 같은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이차전지 종합 관리 센터'(107억원)가 준공됐다. 배터리 1천대를 보관할 수 있다. 배터리 등급분류 장비 인프라와 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인프라도 함께 구축된다. 경북도도 포항에 '이차전지 종합연구소' 건립을 추진한다.

규제 자유특구지정 이후 대기업 등 특구 사업자 투자유치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GS건설이 2020년 1월 경북도·포항시와 함께 배터리 리사이클 제조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대통령까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대규모 투자의 물꼬를 튼 신호탄이었다.

이후 포스코 케미칼(8천500억원)·에코프로 및 자회사(6천750억원)의 추가 투자가 잇따랐다. 투자유치액만 총 1조6천591억원(올 9월 말 기준)에 이른다. 영일만 산단에는 GS건설과 에코프로가, 블루밸리 국가산단엔 포스코 케미칼이 각각 앵커기업을 맡으며 무게중심을 잡게 된다.

기업 분양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외면받던 블루밸리 산단 임대전용 부지는 분양이 완판됐다. 블루밸리 1차 산단 분양률이 0.9%(2017년)에 그쳤지만 특구지정 이후 2020년 4월엔 100%를 기록했다. 대기업들의 투자합류로 중소기업과의 상생형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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