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1기 연장 운영땐 발전 부문 탄소배출량 40% 이상 감축"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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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3   |  발행일 2021-11-03 제3면   |  수정 2021-11-03 07:30
'2050 탄소 중립'의 역설…탈원전정책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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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전 전경. 조기 폐쇄된 월성 1호기(오른쪽부터), 월성 2~4호기 설계 수명 연장이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위).〈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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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울진군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앞에서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와 울진범군민대책위 군민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100만명 돌파 서명운동 행사를 열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문재인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건설이 중단되고 수명 연장이 금지된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경주 월성 2~4호기 설계 수명 연장이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모든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제로화한다는 개념인 ‘2050년 넷 제로(Net Zero)’를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언급해 정부 탈원전 정책의 수정이 예고된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의 수장이 정부의 원전 정책에 반하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하면서 원전 생태계 복원과 원전산업 발전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정부 '넷 제로' 목표 이루려면
월성 2~4호기 수명 연장 필수

'건설 백지화' 신한울 3·4호기
산업부가 공사계획 인가 연장
차기정권 재개여부 결정할 듯
울진군 원전특위·범대위 추진
국민 100만 서명 돌파 호재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100만명 서명

신한울 3·4호기는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고목리 일대 168만6천589㎡에 총사업비 8조2천600억원을 들여 1천400㎿급 한국 신형 원전(APR1400) 2기를 짓는 사업이다. 애초 3·4호기는 모두 2017년 8월 착공해 3호기는 2022년 9월, 4호기는 1년 뒤인 2023년 9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2017년 10월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7천억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됐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1999년 한울원전 부지 내 신규 원전 4호기 건설을 울진군민이 어렵게 수용한 국책사업으로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2014년 제2차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2017년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일관되게 진행됐다.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되자 지난 5월27일 울진군의회 원전특별위원회(이하 원전특위)와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감사원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위법성 국민감사 청구’ 기각 결정과 관련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은 2017년 2월 허가를 받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됐으나 정부가 공사 계획 인가를 연장해 건설 재개의 길을 열어 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 신한울 3·4호기 공사 계획 인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연장함에 따라 최종 건설 여부는 다음 정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라는 범국민 서명운동이 서명인 100만명을 돌파한 것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원전특위와 범대위에 따르면 2018년 12월13일 시작된 서명운동은 지난 9월30일 서명인 10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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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특위와 범대위는 지난달 12일 울진군 한울원자력본부 앞에서 군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서명인 100만명 돌파 서명 운동’을 열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관련 성명서를 한울원자력본부에 전달했다.

장유덕 울진군의회 원전특위 위원장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과 원전산업 발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100만명 서명 돌파와 내년 2월 헌법재판소 판결, 한수원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주장이 맞물리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수정을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2050년 탄소 중립…2030년까지 10기 수명 연장 시급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원자력발전소 11기(영구 폐쇄된 고리 1호기 제외)의 설계 수명 연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정부가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를 포함해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원전 11기의 수명을 연장, 운영하면 2030년 발전 부문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형수(국민의힘) 의원이 입법조사처에 의뢰한 ‘2030년 전원 구성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고서에 2030년까지 수명이 다하는 원전 11기의 설계 수명을 연장할 경우, 2018년 대비 탄소 감축률이 40.3%에 이른다. 특히 신한울 3·4호기가 2024년부터 가동되고,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원전 11기를 계속 운전할 경우로 탄소 감축률은 4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건설된 원전은 모두 26기다. 이 가운데 2030년까지 수명이 완료되는 원전은 조기 폐쇄가 결정된 월성 1호기를 포함한 원전 11기(고리 1호기 제외)다.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10기 원전은 월성 2~4호기, 한울 1·2호기, 고리 2~4호기, 한빛 1·2호기다. 연도별 수명 완료 시기는 △2023·2024년 고리 2·3호기 △2025년 고리 4·한빛 1호기 △2026년 월성 2·한빛 2호기 △2027년 월성 3·한울 1호기 △2028·2029년 한울 2·월성 4호기 순서다.

이들 26기의 원전 가운데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원전 12기를 제외하고 남은 원전 14기(건설 중인 4호기 제외)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어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원전의 수명 연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월성원자력본부 인근 동경주지역(감포읍, 양남면·문무대왕면)은 발전협의회 중심으로 월성 2~4호기의 수명 연장을 지역 현안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과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 원전산업 발전을 위해 원전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의 설계 수명 연장을 금지됐으나 2026·2027·2029년 수명이 완료되는 월성 2·3·4호기의 수명 연장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10년 수명 연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는 원전의 설계 수명 연장은 설계수명 만료일 5년 전부터 2년 전까지 주기적으로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작성, 제출해야 한다. 다만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을 고려할 때 재가동이 어렵다는 결론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의 경우, 원료 장착(4천560 다발)과 중수 입수와 점검에 1년6개월 이상 소요 등으로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은 2023·2024년 수명이 완료되는 고리 2·3호기에 대해 원전 주기적 안전성 평가 등 수명연장 업무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최덕규 경주시의회 국책사업추진 및 원전특별위원장은 “정부가 지난 4년간 아무런 대책 없이 탈원전 정책으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월성 2~4호기의 수명 연장 금지 등으로 원전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월성 2~4호기의 설계 수명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설계 수명 연장은 경북 경주뿐만 아니라 원전이 소재한 5개 지자체와 의회의 공동 현안 사항으로 협의체 구성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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