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깬 대선…'정권교체 10년 주기론' 무너져, '0선 출신 대통령' 기록도

  • 이은경
  • |
  • 입력 2022-03-10 04:25  |  수정 2022-03-10 06:17
윤석열 후보 20대 대통령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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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는 기존 징크스를 깬 결과를 낳았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정권교체 10년 주기론'이 무너졌으며 '0선 출신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도 썼다. 공고하던 '지역 구도'의 투표도 균열 조짐을 보였다.

현행 1987년 직선제(13대) 이후 2017년 19대 대선까지 모두 국회의원 출신이 대통령들이 됐다. 검찰총장을 역임한 윤 당선인은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과거 정치권 밖에서 인지도를 올린 유력 인사들이 대선에 도전한 대표적 경우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 특유의 쪽집게 검증과 네거티브 등 혹독한 시험대를 견디지 못하고 낙마했다. 앞서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 국회의원직을 경험했고, 당 대표(총재)까지 역임하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처음 나서는 공직선거를 대선으로 치러 승리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입법부 경험이 없는 최초의 대통령인 만큼 임기 초반부터 야당과의 관계, 당·청 관계 등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역학구도와 난관을 풀어야 하는 '리더십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간 정치권의 불문율로 알려진 '10년 주기 교체론'도 마침표를 찍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같은 진영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하고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보수 진영이던 노태우 전 대통령(1987년·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전 대통령(1992년·민주자유당)에 이어, 진보 진영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1997년·새정치민주연합)과 노무현 전 대통령(2002년·새천년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그 이후 보수 진영인 이명박 전 대통령(2007년·한나라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2012년·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권을 가져왔다. 이번 대선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진보 진영인 이 후보가 당선되는 순서지만 '정권교체' 여론에 밀려 10년 주기설도 깨졌다.

기존 공고하던 지역주의 선거 구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TK에서 25% 이상을,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목표로 했다. 상대 텃밭에서의 역대 최고치 득표를 목표로 삼은 것이다. 때문에 실제 양당 후보 모두 이번 선거기간 내내 상대편 텃밭인 TK와 호남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전문가들은 "양당 후보들이 각종 의혹으로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고, 젊은 세대가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전통적 지지 구도가 흔들렸다"며 "더욱이 연고가 TK나 호남과는 전혀 상관없는 후보들이 나오면서 결집을 설득할 명분도 그만큼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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