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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동대구역 승강장에서 할아버지가 서울행 KTX 열차에 탑승한 자녀와 손녀를 배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첫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많은 귀경객은 짧은 연휴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귀경길에 올랐다.
12일 오후 12시 30분쯤 대구 동대구역. 큰 여행 가방과 선물 보따리, 바리바리 싼 반찬 등을 손에 든 귀경객들은 동대구역과 동대구터미널을 오가며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짐이 너무 많은 귀경객들을 위해 가족들이 함께 나와 짐을 끌어 주거나, 헤어지기 직전까지 자녀들에게 걱정 어린 말을 하는 부모님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3년 만에 맞는 제대로 된 명절 연휴가 끝나가자 승강장 내부에는 가족들의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가족을 배웅하러 온 어르신들은 자녀들이 기차에 탄 후에도 한참을 서성이며 연신 손을 흔들었고, 자녀들도 아쉬운 표정으로 창문 너머 인사를 건넸다. 특히 한 노부부는 기차가 오기 전까지 손녀들을 품에 계속 안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차에 탄 손녀가 노부부를 향해 손을 흔들자 노부부도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고 손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기차가 떠난 후에도 노부부는 한참을 승강장에서 떠나지 않고 기차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다 발걸음을 뗐다.
8살 아이와 대전으로 돌아간다는 주부 이모(여·46)씨는 "코로나 19 때문에 지난 3년의 명절 동안 제대로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올해는 1박 2일로 대구를 방문해 가족들과 식사하고 산소를 찾는 등 좋은 시간을 가졌다"며 "아이들 때문에 주로 집에만 있었지만, 거리 두기로 그간 만나지 못한 친척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며 미소지었다.
오랜만에 맞은 명절다운 명절이지만 나흘 간의 연휴가 짧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삼 선물세트를 들고 서울에서 대구로 돌아왔다는 직장인 최모(여·31·대구 남구)씨는 "이번 명절 기간은 주말에 껴있어 일반적인 휴일에 가족들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명절이 평일이었다면 주말 시간도 할애해 더 많은 친척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음 명절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대전가는 기차에 탄 아들을 배웅하러 왔다는 시민 강모(55·대구 수성구)씨는 "이번 명절이 유독 짧아 아들과 이틀 밖에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간 제대로 보지 못한 아들과 안부를 나누고 이렇게 배웅하러 올 수 있어 일상을 되찾은 것 같은 기분이다"라며 "내년 설 명절에는 코로나 19가 더욱 완화되고 연휴가 조금 더 길어서 가족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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