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국제탈춤축제 올해 뭐가 달라지나] 마당서 거리로…안동탈춤 26년 만의 '파격 변신'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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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1   |  발행일 2022-09-21 제3면   |  수정 2022-09-21 07:16
9월29일~10월3일

[안동국제탈춤축제 올해 뭐가 달라지나] 마당서 거리로…안동탈춤 26년 만의 파격 변신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99년 경북 안동을 방문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극찬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지구촌 보편문화라 할 수 있는 탈과 탈춤을 기반으로 세계인을 하나로 만드는 '대한민국 명예대표 문화관광축제'다. 오는 29일부터 10월3일까지 닷새간 경북 안동 원도심 일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공간'과 '기간' 측면에서 매우 도발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먼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1997년 축제 시작 이후 처음으로 축제 공간을 시내 중심으로 옮기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축제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축제공간을 기존 탈춤공원에서 벗어나 원도심으로 옮긴 것. 이에 따라 옛 안동역에서부터 약 300m 구간을 축제 중심 공간으로 꾸민다. 문화의 거리와 전통시장, 하회마을과 월영교 무대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축제 기간 도심 전체를 축제장으로 활용한다.

3년만에 재개…원도심으로 이동
옛 안동역 주변 300m구간 주무대
시장·하회마을·월영교서도 공연
축제기간 10→5일 과감하게 단축
선택·집중으로 프로그램 내실 강화

현대기술 융합해 '흥' 더하고
개막식 공연 메타버스·아바타 융합
MZ세대 인기 EDM 마스크 난장
비보이·시민영웅도 매력적 볼거리


이와 함께 축제 기간을 열흘에서 닷새로 과감하게 줄였다. 대신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한편, 메타버스 공간을 축제장에 배치해 온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시대 변화를 적극 반영한다. '탈난 세상, 영웅의 귀환'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맞을 이번 탈춤축제는 안동시민이야말로 축제의 주인공임을 되새기게 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모두를 위로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시는 "어려움 속에도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시민과 참여하는 관광객이 모두 영웅"이라며 "탈과 탈춤을 통한 신명 나는 시간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국제탈춤축제 올해 뭐가 달라지나] 마당서 거리로…안동탈춤 26년 만의 파격 변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모습.

축제 첫날인 29일에는 진정한 축제의 시작과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강신(降神)마당이 하회마을에서 진행된다. 안동시민이 함께하는 시민화합 한마당과 대동난장에 이어 EDM 마스크 난장이 가수 박명수·이하늘, DJ 세포(SEFO), 디제잉 유튜버 모쉬(MOSHEE)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EDM 마스크 난장은 '안동 나이트' '탈 나이트'로 불리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대동난장이다. 시내에서 펼쳐지는 만큼 탈을 기반으로 한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에는 탈춤축제 주제인 '탈난 세상, 영웅의 귀환'을 중심으로 지역 인력이 연출한 개막식이 메인 무대에서 진행된다. 메타버스, 아바타, 전통탈, 현대탈 등이 어우러지는 융합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이어 다시 시작하는 축제를 상징하는 희망찬 미래를 불꽃놀이로 표현한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한국의 탈춤'과 현대탈춤, 비보이 공연 그리고 시민 영웅이 함께 등장하는 'HERO…RE-TURN'은 매력적인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국제탈춤축제 올해 뭐가 달라지나] 마당서 거리로…안동탈춤 26년 만의 파격 변신
1999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는 모습.여왕은 당시 자신의 73번째 생일상을 받기 직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면서박수를 치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영남일보DB〉

10월1일에는 탈을 쓴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세계탈놀이경연대회와 그동안 안동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국제교류를 이어왔던 인도네시아·부탄·튀르키예 등 ODA(공적개발원조)국가의 탈춤공연이 펼쳐진다. 2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소규모로 초청된 필리핀·슬로바키아 등 해외팀의 공연과 차전놀이가 원도심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폐막식이 열리는 3일에는 안동의 날, 국가무형문화재인 봉산탈춤, 송파산대놀이, 강릉관노가면극 등이 이어진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탈춤공연과 비지정 탈춤공연 전승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올해 '한국의 탈춤'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예천청단놀음·퇴계원산대놀이와 더불어 처음으로 안동을 찾는 속초사자놀이·김해오광대가 하회마을에서 공연돼 전통탈춤의 전승에 애써 온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노력을 빛나게 한다.

주최 측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농·특산품 판매와 원도심 상가 활성화에도 적극 나선다. 축제 입장권 구입 금액 일부를 원도심과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도록 '탈춤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축제'로 만든다는 새로운 전략을 짰다. 탈춤페스티벌을 주관하는 한국정신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축제 공간과 기간의 변화는 물론 브랜드보다는 경제적 축제를 목적으로 하는 가치의 변화를 추구했다"며 "'지역이 만들어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라는 목적을 이어가면서도 시민과 관광객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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