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포츠계, 성희롱·인종차별 몸살…한쪽선 저항 물결도

  • 진식
  • |
  • 입력 2022-09-23   |  발행일 2022-09-23 제18면   |  수정 2022-09-23 08:00
NBA 피닉스 구단주·EPL 첼시 임원 부적절 행위로 사퇴·퇴출
득점왕 출신 손흥민마저 경기 중 관객에 인종차별 행위 당해
케인 등 유럽 국가대표 주장들, 월드컵서 차별반대 완장 차기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계가 인종·성차별·희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종·성차별적 언행으로 거센 역풍을 맞은 미국프로농구(NBA)의 구단주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의 임원은 여성 에이전트에게 성희롱이 담긴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밝혀져 부임 2주 만에 해고됐다.

NBA 피닉스 선스의 로버트 사버 구단주는 22일 자신이 소유한 피닉스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에 대한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NBA 사무국은 지난 13일 사버 구단주가 여성 직원을 상대로 성적 발언을 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하는 한편, 직원에게 인종 차별적 언어를 사용하고 가혹 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격 정지(1년)와 벌금 1천만달러(약 140억원)를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사버 구단주는 리그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구단 운영에도 관여할 수 없게 됐다. 또 사무실 및 경기장, 훈련장 등도 출입할 수 없고 관련 행사에도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됐다. 여기다 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까지 나서 트위터를 통해 사버 구단주의 퇴출을 언급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사버 구단주는 이날 "자격 정지 1년 동안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현재 분위기로는 용서를 받을 수 없는 게 분명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퇴를 공식화했다.

EPL에서는 첼시의 임원이자 커머셜 디렉터인 데이미언 윌러비가 성희롱한 사실이 발각돼 전격 퇴출됐다. 윌러비가 첼시로 옮긴 지 약 2주 만이다.

첼시 측은 "윌러비가 첼시에 부임하기 전 한국인 여성 에이전트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증거를 확보하고 고용 계약을 종료했다"고 22일 밝혔다.

첼시 조사 결과, 윌러비는 유럽 축구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카탈리나 킴 C&P스포츠 최고경영자(CEO)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메시지와 동영상 등을 수차례 보냈다. 윌러비는 카탈리나 킴이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부적절한 언행을 지속했다.

첼시와 관련해서는 EPL 득점왕 출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인종 차별적인 행위를 한 팬이 경기장 영구 출입 금지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기 위해 이동하는 손흥민을 보고 관중석에 있던 한 남성 첼시 팬이 상의를 벗고 눈을 옆으로 찢는 아시아인 인종 차별 동작을 했다.

이에 첼시 구단은 지난달 21일 해당 남성에 대해 무기한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을 비롯한 유럽 국가대표팀 주장들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든 차별에 반대하는 완장을 차기로 해 주목된다.

케인은 23일 이탈리아와 갖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원 러브(One Love)' 완장을 착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별 반대 캠페인에 본격 나선다.

'One love'라는 문구와 여러 가지 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새겨진 완장은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웨일스 대표팀 주장들도 카타르 월드컵에서 케인과 함께 팔에 두르기로 했다.

케인은 "모든 종류의 차별에 대해 함께 맞설 것"이라며 "우리를 지켜보는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