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갑상선 암이라고 방치해선 안 돼

  • 노인호
  • |
  • 입력 2022-10-25 07:10  |  수정 2022-10-25 07:14  |  발행일 2022-10-25 제16면
대한내분비외과학회 권고안 '수술이 1차적 치료'…적극적 감시, 계속 연구 중
수술 하지 않는 것 아니라 최적의 치료 결정하기 위해 추적기간 가지는 것
96% 차지하는 유두암, 치료효과·예후 좋지만 역형성암은 공격적·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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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과 칼시토닌을 합성,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심혈관, 위장관, 근골격계까지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 결절은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으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해상도 초음파의 보급으로 성인의 20~70%가 갑상선 결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행인 점은 결절 중 악성은 5~10% 정도이고, 대부분은 양성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여성에게서 갑상선 암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갑상선 암은 3만건 가량으로, 전체 암 발생의 12%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중 여성은 남성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남대병원 강진구 교수(유방내분비외과)는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여성은 유방암 검진 시에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아 발견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원인 중에 하나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증상과 원인

갑상선 암의 경우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거나 일반 신체 검사에서 통증이 없는 목의 종괴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 결절이 갑자기 커지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주위조직을 압박해 연하곤란,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다. 또 주위 조직을 침윤한 경우에는 쉰 목소리나 객혈을 보일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결절과 같은 쪽 측경부에서 림프절이 만져지면 암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이다.

기본적으로 신체검진을 받게 되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위치, 크기, 형태 등을 확인하고 초음파 결과에 따라 세침흡인세포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암이 의심될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세침흡인세포 검사를 시행한다. 세침흡인세포 검사는 초음파로 보면서 실시간으로 결절에 가는 주삿바늘을 찔러 세포를 긁어내는 검사 방법이다. 세침흡인세포 검사 결과는 암의 가능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수술 후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고, 보통 악성의심 단계는 60~75%, 악성 단계는 97~99% 정도로 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갑상선 암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치료 목적의 두경부 외부 방사선 조사나 원폭 및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선 피폭과 같은 방사선 노출만이 가장 명백한 위험인자고, 방사성 요오드에 의한 내부 방사선 효과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오드에 많이 노출된 집단에서 갑상선 유두암의 발생 빈도가 높다는 증거가 제시됐지만,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이 외에도 식이, 생식인자, 호르몬 등과 갑상선 암과의 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갑상선암의 약 3~5%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가족성증후군들도 있다.

◆종류와 치료방법

갑상선 암은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나눌 수 있다. 분화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두암으로, 갑상선 암 중 약 96% 정도를 차지한다. 갑상선 주변 림프절에 전이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효과와 예후가 좋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 암의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다.

여포암은 뼈, 폐, 뇌, 간 등으로 혈관을 통해 전이될 수 있고, 수질암은 전절제 이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재발도 흔하다. 그뿐만 아니라 역형성암은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고 성장 속도가 빠르고 매우 공격적이어서 대부분의 보고에서 진단된 지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갑상선 암의 치료로는 수술, 방사성요오드치료, 갑상선 호르몬제가 있다.

수술방법은 경부 절개술, 내시경 및 로봇 수술이 있다. 경부 절개술은 목 전면부의 피부주름을 따라 4~5㎝ 정도 절개해 수술한다. 내시경 및 로봇수술은 암을 제거하면서 미용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사성요오드치료는 전절제술 후 미세하게 남아있는 갑상선 조직을 파괴하기 위해 경구로 방사성요오드를 복용하는 치료다. 치료 전 처치가 필요하고, 대부분의 부작용은 일과성으로 미미하다.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은 전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와 일부 엽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적용된다.

◆갑상선 암에 대한 오해

갑상선 암의 대부분이 유두암이고 예후가 좋아 작은 갑상선 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1㎝ 이하의 갑상선 유두암(미세유두암)의 경우 빈도가 높아지면서 즉각적인 수술의 대안으로 적극적 감시가 계속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 감시의 목적은 단순히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가장 좋은 치료에 대한 결정을 위해 추적기간을 가지는 것이다. 대한 내분비외과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모든 진단된 갑상선 암은 수술이 일차적 치료다. 다만 0.5㎝ 미만의 갑상선 미세유두암에서는 선택적으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후 일정 기간 관찰하면서 수술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권하고 있다.

갑상선 수술 이후 삶의 질과 밀접한 합병증도 없지 않다. 후두신경 손상의 증상은 미세한 목소리의 변화부터 반복적인 기도 흡인, 양측 손상 시 기관지절개술이 필요할 정도의 심한 호흡곤란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쉰 목소리의 경우 대부분 6개월 이내 호전을 보이지만, 영구적인 경우에는 다양한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상후두신경 외분지 손상으로 고음이 나오지 않고 오랜 시간 발성이 유지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절제술의 경우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나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저칼슘혈증이 발생, 입주변이 마비되는 느낌이나 손이 굳어지는 느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강 교수는 "갑상선 암 환자의 경우 특별히 주의할 음식은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 기간 이외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칼슘수치가 떨어진 경우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치료 시작 전에 요오드가 든 음식의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강진구 영남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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