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타벅스★지리 여행, 스타벅스 입지 선정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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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4  |  수정 2022-10-14 07:50  |  발행일 2022-10-14 제14면
지리교사의 그 해답 찾는 여정

유의미한 점포 12곳 선정·답사

지도 등으로 지리적 관점 해석

대구경북의 매장 2곳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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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희 지음/ 북트리거/272쪽/1만6천500원

'스세권'이란 용어가 등장할 만큼 스타벅스는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국내 매장 수만 올 7월 기준 1천660개에 달한다.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넷째다. 인구 대비 매장 수를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특히 스타벅스는 국내 상권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선 매장은 늘 손님으로 북적이고 불패 신화를 이어간다.

2020년 겨울, 현직 고등학교 지리 교사인 저자는 스타벅스가 1천500호점을 냈다는 기사를 읽고 문득 궁금해졌다. '스타벅스는 어떻게 입지를 정하고, 그 입지에는 어떤 지리적 비밀이 숨어 있을까?' 저자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리적으로 의미 있는 국내 스타벅스 12곳을 골라 직접 찾아간다. 책은 그 과정과 내용을 담았다. 스타벅스가 왜 그곳에 매장을 열었는지, 그 이유를 사진과 지도, 도표를 보여 주며 지리적인 관점에서 해석한다.

대구경북의 스타벅스 매장 2곳도 책 속에 담겨있다. '문경새재점'과 '대구팔공산점'이다. 저자는 문경 시내에도 없는 스타벅스가 굽이굽이 고갯길에 들어선 이유를 '몇 가지 지리적 사실에 공간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팔공산점은 '선상지의 높은 지점에 위치한 경관 포인트'가 입지 요건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저자는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아 나선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매장,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해 줄 정도로 중요한 매장인 1호점을 스타벅스는 어디에 열었을까?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나 명동이 아니었다. 스타벅스가 선택한 장소는 의외로 이화여대 앞이었다. 이대 상권은 1990년대 서울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직격탄을 맞아 패션의 메카에서 오피스텔의 메카로 변모한 이대 앞 거리를 거닐며 이대 상권의 역사를 되짚는다. 그리고 1999년 스타벅스가 왜 이곳을 1호점 자리로 낙점했는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상권변화에 스타벅스는 어떻게 대처해 나갔는지 이야기한다.

2장에서 저자는 허허벌판에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 공간을 찾아, 그곳에 입점한 스타벅스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지금 대치동은 '사교육 1번지'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동네가 되었지만, 50년 전만 해도 이곳은 큰비만 내리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저습지에 불과했다. 강남이 개발되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고, 대치동 학원가가 형성됐다. 저자는 이곳에 위치한 '대치은마사거리점'이 학원가에서 카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 주는 상징적인 곳이라고 설명한다.

3장에서는 산과 섬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 한반도를 구성하는 암석과 산맥에 대해 살펴본다. 문경새재점과 팔공산점, 제주애월DT점을 방문해 스타벅스의 지리적인 이점과 성공비결을 찾는다.

4장에서는 하천이나 바다 근처에 있으면서 지리적으로 의미가 있는 스타벅스를 소개한다. 저자는 그림 같은 전망으로 개점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더양평DTR점'의 창밖 풍경은 흥미롭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능선을 가진 산지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푸른 남한강과 수풀이 우거진 모래섬은 더양평DTR점의 매력을 배가하는 지리적 요소라고 설명한다. 책에는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스타벅스 매장도 재미있는 지리 이야기와 함께 다룬다. 부록으로 '스타벅스와 함께 즐기는 주변 여행지'도 소개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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