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낯설고 힘든 청소년기 감정변화 제대로 들여다보기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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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1  |  수정 2022-10-21 07:48  |  발행일 2022-10-21 제14면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 정확히 구분해 표현하면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감정 인지의 중요성 알려 청소년기 삶 더 탄탄하고 유연하게 꾸리도록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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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의 감정 변화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가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한다. 엄마의 평범한 잔소리에 갑자기 욱하면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기 일쑤다.

'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는 요동치는 감정 변화가 낯설고 힘든 청소년들을 돕는 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마음을 챙기고 다독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이다. 이번 책에서는 청소년기의 감정 변화를 제대로 알고 연습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청소년기의 모든 감정변화는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세심한 감정으로 발달하는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과정을 잘 통과해야 감정의 폭을 넓히고 세분화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또 적절한 균형 감각으로 자신의 삶과 대인 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힌다.

감정_표지
하지현 지음/창비/136쪽/1만3천원

저자는 감정을 세심하고 정확하게 알고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청소년들은 친구들이 내 생일을 잊어버렸을 때나 엄마가 자꾸 동생 편만 들 때, 늦게 일어나 허둥지둥하다가 우유까지 쏟았을 때, 쉽게 "짜증 나!"라고 말한다. 순간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왔을 때, 그 감정의 이름을 적절하게 찾지 못하고 단순하게 표현해 버리는 것이다. 또한 자존심과 자존감, 부러움과 질투, 슬픔과 우울 등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친구들이 내 생일을 잊어버렸을 때는 '섭섭하다', 엄마가 자꾸 동생 편만 들 때는 '밉다'고 자신의 감정을 알고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겪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구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 "감정의 작은 차이를 아는 섬세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비슷한 다른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면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책에서 저자는 세상에 필요 없는 감정은 없다고 강조한다. 감정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존재하고 각각 그 감정의 역할이 있다고 설명한다. 미움, 질투, 외로움,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들조차 부정적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슬픔은 내가 그 대상을 얼마나 아꼈는지를 깨닫게 하고, 외로움은 나를 세상과 만나도록 북돋아준다며 나쁜 감정조차 숨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분노는 나를 지켜 주는 기능이 있고, 건강한 수치심은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책은 감정을 지각하고 인정하는 것의 중요성과 사례를 통해 다양한 감정의 미세한 차이를 알게 한다. 또한 나와 남을 위한 감정 연습을 훈련함으로써 청소년기의 삶을 더욱 탄탄하고 유연하게 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장감 있는 만화와 더불어 평범한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느낄 만한 감정들을 주로 다뤄, 학교 현장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연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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