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위험기계·기구의 안전성 확보해야

  • 양재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안전인증 부장
  • |
  • 입력 2022-11-09 07:43  |  수정 2022-11-09 07:46  |  발행일 2022-11-09 제25면

2022103101000928700039181
양재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안전인증 부장)

얼마 전 평택시 소재 제빵반죽 제조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식품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지난 3월 크레인 정비작업 중 끼임 사고 발생, 9월에도 크레인으로 철판 운반 중 부딪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사고사망자는 전국 4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명 감소로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에 있으나, 대구경북에서는 13명이 증가한 51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다.

제조업종의 사고사망 다발 상위 세부업종은 '기계기구·금속·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으로 대구경북의 주요 제조업종인 자동차부품 제조 및 철강업종 등이 이에 해당하며, 전국적으로 제조업종 조사대상 사망자의 59.6%가 크레인, 컨베이어 등 생산 작업에 사용되는 설비·기계류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험기계·기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제조단계에서부터 안전인증을 받고, 사용 중에는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안전검사 등을 받도록 제도화돼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경남지역에서 크레인의 줄걸이용구인 섬유벨트 파단으로 중량물에 깔려 사망한 사례는 재해의 주요 원인이 작업 시작 전 섬유벨트 이상 여부 미확인이었다. 이는 법정 안전인증 또는 안전검사만으로는 안전성 확보가 곤란한 부분이다. 또한 작년 5월 동해시 소재 시멘트공장에서는 기존에 안전검사를 받아 사용 중인 설비의 노후화로 크레인 구조물이 붕괴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크레인은 제작 50년이 넘은 것으로 안전인증 및 안전검사 제도 시행 전에 설치된 사례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이동식크레인, 고소작업대, 리프트 및 30년 이상 노후화된 크레인, 컨베이어, 사출성형기, 롤러기, 프레스 및 전단기 등을 신규 교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의 50%(최대 7천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위험기계·기구 보유사업장과 사고사망 다발 고위험 업종을 중점으로 사망사고 감소를 위한 현장 패트롤 점검을 추진하고 있으며 패트롤 시 끼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험기계·기구에 비상정지장치, 방호덮개 등의 안전조치가 유지되고 있는지, 정비·청소작업 시 운전 정지 및 기동스위치 잠금 등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위험기계·기구 사용 작업 시 사업주는 관리감독자에게 유해·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 시작 전에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되고 있다.

자동차의 안전벨트의 예를 보더라도 과거 80년대까지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착용하지 않은 운전자가 많았지만 90년대부터 법정 제도 시행과 함께 언론의 계도와 홍보 및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으로 이제는 안전벨트 착용이 완전히 정착되었다. 작업시작 전 점검은 해당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중요한 절차다. 작업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알아서 작업자를 지켜주는 방호장치가 위험기계의 중요 작동 부분에는 설치돼 있으나 줄걸이용구의 손상, 방호장치 오류, 안전수칙 생략 등 모든 위험요인을 알아서 제어하는 설비의 수준은 아직 현실이 아니다.

이러한 위험기계·기구의 작업 시작 전에 비상정지장치, 방호덮개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 이외에도 줄걸이용구, 수공구 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이를 매일 습관으로 정착해 나갈 때 위험기계·기구에서 안전사고는 점차 사라지고 안전성은 더 확보될 것이다.

양재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안전인증 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