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부 경쟁이 치열해야만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후배들이 선배 자리를 빼앗을 만큼 성장하길 기대한다."
지난 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캠프 투수조 훈련을 총괄하고 있는 정현욱〈사진〉 투수 코치는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성장해야만 삼성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코치는 "상대 팀과의 맞대결은 둘째 문제다. 먼저 팀 안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새로운 선수가 등장해야만 한다"며 "오승환, 우규민, 백정현도 한때는 선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던 선수들이다. 지금 어린 선수들도 선배 자리를 빼앗으려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긍정적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해 정 코치는 선수들이 한계에 다다를 만큼 강한 강도의 훈련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이번 캠프가 역대 어떤 훈련보다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선수들이 각자 어떤 목적으로 훈련하는지 철저히 의식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캠프는 의지와 투지로 가득하다. 비슷한 또래, 경력의 선수들이 외국에서 함께 훈련하는 만큼 서로 힘이 돼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쟁하는 모습이다. 각자가 힘든 부분도 비슷한 까닭에 더 절실한 마음으로 의기투합하고 있다.
정 코치는 "다들 열심히 한다. 선수들이 동료인 동시에 경쟁자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긴장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 각자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만족스러운 캠프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날씨가 따뜻해서 훈련량과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부상 위험도 적고, 환경이 변한 덕에 집중력도 더 생긴 듯하다"면서 "이번 캠프를 버텨야 내년 스프링 캠프에도 참가할 수 있고, 1군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어떤 선수는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서 힘든 마무리 캠프에 오지 않겠다고 각오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좋은 자극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내년 스프링 캠프 강도도 예년에 비하면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계투진 선수층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팀 내 선수 성장 외엔 특별한 해결책이 없기에 더욱더 철저한 시즌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 코치는 "지금 보유한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선수들이 성장해 맡은 이닝을 책임지고 버텨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며 "아무리 겨우내 개인 훈련을 해도 단체 훈련의 강도는 따라가지 못한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스프링 캠프가 가장 강도 높게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다. 마무리 캠프를 겪은 선수들은 훈련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잘 유지해서 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 캠프 종료까지 훈련일은 7일 남았다. 지난 2주 동안에 워낙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 선수들이 지쳤지만, 정 코치는 봐줄 마음이 없다.
정 코치는 "성과를 내려고 왔으니까 결과물을 얻어서 돌아가야 한다. 여기 있는 선수들이 1군 주전 선수들보다 성장 속도가 느릴진 몰라도 그만큼 더 애쓰고,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만큼 기대가 되고, 희망도 품게 된다. 며칠 남지 않았으니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따라와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키나와에서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