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전국 방사상 교통망·다양한 지형 작전수행 유리…民軍 생활인프라 이질감 없이 융화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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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4 07:01  |  수정 2022-11-24 07:02  |  발행일 2022-11-24 제2면
[경북 '대구 군부대' 유치 경쟁]
'대구 군부대 통합 상주 이전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준비위 발대식을 마친 후 추진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주시 제공

삼국통일에 나선 신라 김유신은 백제를 치기 위해 경북 상주 모동면 백화산에 성을 쌓았다. 백화산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에 쌓은 금돌성이다. 신라 태종무열왕 7년(660년) 김유신과 태종무열왕(김춘추)은 백제 정벌을 위해 이 산성을 전진기지로 사용했다. 고려시대 몽고 침입(1254년) 때 황령사 승려인 홍지(洪之)는 상주 백성과 승병을 이끌고 몽고의 자랄타이(車羅大)를 이곳에서 물리쳤다. 지금 볼 수 있는 성벽은 1978년 국방부가 복원한 성이다. 그 아래 대궐터는 태종무열왕이 백제와의 전쟁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머무른 행궁이 있던 곳으로 궁 일부와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샘이 남아 있다.

신라의 통일전쟁 이후 한국전쟁까지 상주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모든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쟁의 판도를 바꿀 만한 전투가 벌어졌던 것이다. 신라는 금돌성을 전진기지로 백제를 정복했으며, 홍지가 이끄는 의병은 이곳을 지나는 몽고군을 전멸시키다시피 했다. 임진왜란 때 국토 대부분이 점령당한 상태였으나 정기룡 장군이 지키고 있는 동안 상주에는 왜군이 발을 들이지 못했다. 6·25전쟁 중 화남·화서면 일대에서 벌어진 화령지구 전투는 낙동강 방어전을 가능케 한 매우 중요한 전투로 평가된다. 이 전투에서 북한군의 선봉을 꺾어 아군이 낙동강 전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주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전략 요충지 역할을 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후에는 남한의 중심부가 되어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국으로 통하는 방사상의 교통망은 부대 간 업무협의·작전수행·군수지원 등을 용이하게 하는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광역 지휘부의 입지로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다. 또 3개의 고속도로, 4개의 간선국도, 중부내륙고속철도(예정)를 끼고 있다. 전국 시·군·구 중 6위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과 산·구릉지·평지·강 등 다양한 지형도 유리한 조건이다. 서쪽으로는 속리산·국수봉 등 백두대간이 지나며, 동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른다.

대구시가 역외 이전을 계획하는 군 부대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육군 50사단사령부 등 4개 부대와 미군 3개 캠프다. 단순한 군 부대 입지가 아닌 군과 민간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거·의료·교육·문화·상업 시설 등을 갖춘 민·군 상생 복합타운이 형성돼야 한다. 상주는 도심과 연접한 민·군상생복합타운 후보지를 갖춰 군부대가 들어올 경우 신(상생타운)·구(기존 도심) 생활인프라가 이질감 없이 융화하기에 적당하다. 민·군상생복합타운, KTX 역세권, 현 도심 등을 콤팩트시티로 묶어 민·군 상생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다.

상주시는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대구시가 이전하려는 군부대를 수용해 군인과 가족은 물론 군부대 관련 인력이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전 예정인 부대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대구시 군사시설 통합 이전유치 추진단'을 구성해 대책을 마련 중이며, 시민도 지난 10일 '대구시 군부대 통합 상주이전유치 범시민 추진위원회 준비위' 발대식을 열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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