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도 상징 수산물, 도어(道魚)가 있다면

  •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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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8 07:38  |  수정 2022-11-28 07:40  |  발행일 2022-11-28 제24면

김남일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대구경북 도시들이 각 지역에 맞는 물고기나 해양생물을 대표 상징물로 가지면 어떨까 제안한다. 국가마다 상징물로 국기(國旗), 국가(國歌)와 더불어 국화(國花)를 가지고 있듯이 대부분 지방정부는 시군기(旗), 시군화(花), 시군목(木), 시군조(鳥)의 지방정부 상징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의 해양문화를 상징하는 수산물 상징물이나 해양동물은 지정된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州)에서는 상징 동물(州獸)을 육지와 바다로 나누어 지정하고, 상징 물고기(州魚)도 지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주는 육지는 캘리포니아 회색곰을, 바다 동물은 귀신고래로, 알래스카주는 말코손바닥사슴과 북극고래를 각각 상징동물로 지정하고 있다. 상징 물고기(州魚)로는 알래스카주는 왕연어를, 플로리다주는 돛새치와 큰입우럭을 지정하고 있다.

경주 부시장 시절, '경주에 바다가 있느냐'라는 소리를 듣고 와서 문무대왕호 행정선을 건조하고, 시어(市魚)를 참가자미로 지정하였는데, 그 이후에 울릉도가 군어(郡魚)로 오징어가 지정되어 우리 지역에는 시군어가 있는 도시가 두 군데뿐이다.

타 시군의 시군어(市郡魚)의 지정 사례로는 강원도 고성군이 명태, 양양군은 연어, 경남 거제가 대구를, 남해군은 감성돔, 전남 영광군은 참조기를 각각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들이 그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잡히는 대표 어종들을 지정하고 있는 듯하다.

광역자치단체로 시도어가 있는 곳으로는 부산시는 고등어, 전라남도는 참돔, 경남은 볼락, 충남은 꽃게를 지정하여 지역 대표 콘텐츠로 알리거나 관련 수산물 축제나 캐릭터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의외로 고래박물관이 있는 울산시, 홍어거리와 민어거리로 유명한 목포시, 전복이 유명한 완도군, 박대, 서대가 유명한 군산시, 갈치나 옥돔이 유명한 제주도 등이 상징 수산물이 없는 게 의아한데 아무래도 지역 주민에게 어느 것을 선정할지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점도 있거나 내륙지향적 사고로 해양생물을 단순한 식품으로만 생각한 경향일 수도 있다.

그럼 우리 경북의 도어(道魚)는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물론 주민이 생각하는 보편성과 상징성 그리고 진취성 등을 감안하여 선정하겠지만, 경북은상징 바다 동물로 동해안의 상징이자 국내에서 한 군데도 지정하지 않은 고래로, 물고기는 동해안 대표 어류자원 중에서 선정되겠지만 독도방어(舫魚) 또는 독도새우를 정해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한편 경북 내륙에도 생각을 바꾸어 예천군은 용궁면이 있으니 군어(郡魚)를 바다거북으로, 안동시는 선비들이 좋아한 글월 문(文)이 있는 문어를, 봉화군은 은어를, 영천시는 돔베기가 유명하니 상어를 지역 상징 물고기로 지정하는 것은 어떨까.

특히 영천시는 상어해양생태체험관을 만들어 '아기상어 뚜르르'를 지역 브랜드로 만들어 캐릭터를 활용하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떨까. 사실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이 내륙에서 발생하여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해양환경을 지키는 데도 좋은 해양교육 사례가 되리라 본다.

강원도가 상징동물을 반달곰으로 지정한 사례도 있고, 전국 유일하게 첨성대가 있는 경주시가 시의 별(星)로 북두칠성의 개양성을 지정하고 있다. 그리고 바다가 없는 충북은 '충북도민도 바다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해수부의 국립해양미래과학관을 유치하는 발상의 전환은 참신하다.

해양영토가 육지보다 많고, 수산물 소비 세계 1위이자 섬 보유 세계 4위인 대한민국, 우리 지역 아이들에게 바다를 어릴 때부터 상상 속에 품어 보도록 해보는 것 그리고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해 다양한 바다생물을 활용한 지역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 바로 상징 수산물과 해양동물을 주민과 함께 지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남일<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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