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구강과 식도에 피는 곰팡이, 칸디다

  • 정연수 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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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9 07:12  |  수정 2022-11-29 07:26  |  발행일 2022-11-29 제16면
면역 떨어지면 감염 일으키는 균
심한 경우엔 혈액·간·심장까지 침범
평소 물 자주 마시고 소금물 가글
구강관리·틀니 세척 자주해야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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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칸디다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피부와 점막에서 다른 균들과 균형을 이루며 살고 있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서는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이 떨어지면 그 기회를 포착해 감염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회감염은 우리 몸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혈액, 간, 심장 등을 침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점막이나 피부에서 국소적인 염증을 일으킬 뿐이며, 이러한 국소적인 염증은 심각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칸디다균이 일으키는 질병은 여성의 대부분이 걸린다는 칸디다 질염이 대표적이고, 피부에도 칸디다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곰팡이가 구강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면 구강 칸디다증으로 진단하며, 같은 말로는 아구창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식도에서도 칸디다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칸디다는 모든 사람에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균으로, 타인에게 전염이 되는 병이 아니므로, 격리를 하거나 접촉을 피해야 할 필요는 없다.

구강 칸디다증(아구창)은 통증이 없는 하얀색의 순두부와 같은 막이 입안과 혀에 붙어있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하얀 막 아래의 점막 부분은 붉은색으로 짓물러 있으며, 억지로 벗겨내면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므로 강제로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혀나 볼 안쪽으로 시작되어 점차 입천장이나 목젖 근처로 퍼지게 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음식을 먹거나 삼키는 것이 불편하고, 심한 경우 출혈과 통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면역이 떨어지는 영유아나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틀니를 사용 중인 고령층에서는 틀니와 맞닿는 잇몸 부분으로 칸디다증이 자주 발생하고, 틀니가 맞지 않은 느낌이 들거나 틀니에 의한 통증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구강 칸디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틀니를 깨끗이 관리하며, 구강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셔 입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당 성분은 칸디다의 먹이가 되는 만큼 당이 많이 함유된 탄수화물은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따뜻한 소금물로 자주 가글해 뱉어내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구강 칸디다증은 치료하지 않더라도 면역이 회복되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쉽게 낫지 않는 경우에도 약물치료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칸디다 식도염은 음식을 삼킬 때의 불편함, 목이나 가슴에 무엇인가 걸린 듯한 느낌(이물감), 심한 경우 삼킬 때마다 목이나 가슴으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외에도 오심, 구토, 복통, 발열,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또 구강 칸디다증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입안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이 질환은 당뇨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영양결핍, 고령의 나이, 광범위 항생제, 위산억제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런 사람에게서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함이 있다면 칸디다 식도염을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칸디다 식도염은 내시경으로 식도를 관찰하는 것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치료도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항진균제를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치료된다. 하지만 식도에서 칸디다가 보이더라도 무조건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칸디다 식도염에 대한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전체 환자의 20%, 많게는 50%까지에서 증상이 전혀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무증상의 경우는 내시경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진단되는 것인데,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또 증상이 있어 약물치료를 한 환자도 증상이 완전히 좋아졌을 경우 완치 여부를 내시경으로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다. 다만 칸디다 아래로 숨어있는 병변을 확인할 필요가 있거나, 의사의 판단하에 추적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는 있다.

구강, 식도 칸디다증을 예방하기 위해 구강을 청결히 하고, 금연, 금주를 해야 하며 면역이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또 천식 환자는 스테로이드 흡입기를 사용하고 나면 반드시 물로 가글해 입에 남은 스테로이드 성분을 씻어내야 한다. 고령의 환자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병원에 방문,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고생을 덜 수 있다.정연수<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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