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도, 이제는 신품종 명품쌀 재배해야

  • 김규욱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장
  • |
  • 입력 2022-12-27  |  수정 2022-12-27 06:48  |  발행일 2022-12-27 제22면

[기고] 경북도, 이제는 신품종 명품쌀 재배해야
김규욱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장

국내 벼·보리·콩 등 식량작물 종자는 대부분 국립종자원에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 기상이변이 이슈화하면서 최근에는 식량안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별 재배 특성에 맞는 신품종 도입이 추진 중이다.

경북지역에서는 1990년 농촌진흥청에서 육종한 '일품 벼' 품종이 30여 년간 주력품종으로 재배됐다. 이 품종은 우리 지역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자, 시민의 든든한 밥심이 돼 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꾸준하게 재배되고 시민들의 인기를 받았던 품종은 최근 기상이변으로 병충해 발생, 고유 품종 특성의 퇴화 등 품질 저하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우리 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다른 품종과 비교해도 재배 면적당 수확량이 가장 낮아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기존 주력품종이 재배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병충해와 쌀 품질 등을 고려하여 다른 신품종의 종자를 공급해 주기를 국립종자원 등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북지역의 벼 주력품종인 '일품' 품종을 대체할 품종은 없을까?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에서는 올해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협업해 '일품'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2개의 신품종(영진·안평) 벼를 시범 재배했다. 재배기간에 못자리, 이삭 출수 전·후 3차례 중요사항을 관찰했으며 10월 중순에는 관계기관, 농업인들과 함께 현장 품평회를 개최했다.

시범 재배한 '영진'과 '안평'은 각각 2016년과 2018년 농촌진흥청에서 육종한 벼 품종으로 품평회 결과 '영진'은 71%, '안평'은 29%로 '영진'이 압도적으로 높게 선택됐다. 이 품종은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며 도열병에도 내성이 있는 품종이며 단위 면적당(10a) 수확량도 568㎏ 수준이다. 이는 병충해에 취약한 현재 지역 주력품종인 일품의 단위 면적당(10a) 생산량보다도 34㎏ 더 많다. 또한, 등숙률도 우수하고 밥맛도 좋아 경북지역의 차세대 주력품종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신규품종 품평회 결과로 경북지역에 맞는 품종의 윤곽이 드러난 만큼 이제는 신품종이 기존 품종을 대체할 수 있도록 시·군에서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수매품종으로의 선정, 농가에서는 신규품종에 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며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은 신품종 생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보급종을 생산해 일반농가에 공급되기까지의 단계(기본식물→원원종→원종→보급종→농가)는 최소 4년이 걸리나 현재 원원종·원종이 확보되어 있어 농가 수요만 있다면 언제든지 종자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은 2023년 보급종 공급 시 신품종(영진) 벼를 홍보할 계획이며 2024년에는 보급종을 생산해 2025년부터 농가에 종자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 지역의 주력품종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후 우리 지역에 맞는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널리 재배한다면 경북지역 농업도 백전불태(百戰不殆)해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규욱 국립종자원 경북지원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