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우리의 대응

  • 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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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4  |  수정 2022-12-14 06:49  |  발행일 2022-12-14 제31면

[영남시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우리의 대응
김정수 대구대 교수

북한은 올해 30회 넘게 미사일을 쏘았다. 도발 수위는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았다. 북한의 도발 배경에는 국내외적 요인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한미에 주저 없이 맞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신냉전 흐름을 활용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리란 맹점을 노린 것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는 과거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배경으로 한미에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과거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말로 비난하고 주민이 산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하는 수세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올해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미사일을 실험하고 전투기까지 출격시키는 공세적 태도로 바뀌었다.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의 총참모부 역시 최근의 조치들이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의지와 군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행위라고 발표했다. 둘째, 도발의 규모가 한미연합훈련의 맞대응 수준 그 이상이다. 북한은 여러 종류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500여 대의 전투기를 출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소비한 비용과 유류비축분 등을 고려할 때 작심한 도발로 보인다. 셋째, 다종·다양한 미사일을 쏘고 있다.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비롯하여 화성 17형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실험했다. 남쪽의 목표지점도 울릉도·속초·울산 방향 등 다양하다. 이들 미사일의 방향을 조금만 틀면 남한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남한은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외교적 양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 강화와 한미의 '확장억제'가 핵심이다. 그러나 미사일과 핵을 100% 막아 낼 수 있는 완벽한 방어수단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북한이 ∞자형으로 비행 가능한 미사일을 보유한 점 등을 고려하면 3축 체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확장억제 역시 미국의 핵우산을 활용해 북한 핵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인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 보유를 전제하면 미국의 약속이행에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외교적 대응이다. 한미동맹을 중심축으로 한미일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소극적이다. 물론 북한의 대화 거부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어떤 경우에도 멈춰서는 안 된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를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한의 주요한 합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남·북·미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7·4 남북공동성명, 92년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4·27 판문점 선언 등이 좋은 사례들이다.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경쟁과 대결 분위기를 협력과 대화의 흐름으로 바꾸어야 한다. 남한의 재래식 무력 강화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대응하는 형국을 교역과 교류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평화의 좋지 않은 결과는 전쟁의 좋은 결과보다 훨씬 낫다는 게 동서고금의 교훈이다. 남북한의 교류 협력이 왕성할 때는 전쟁이란 말을 잊고 살았었다. 평화가 최선의 안보이고 경제다.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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