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지역에너지, 대구시민 1천명의 대답

  • 박선 전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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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9  |  수정 2022-12-19 06:58  |  발행일 2022-12-19 제25면

[단상지대] 지역에너지, 대구시민 1천명의 대답
박선 전 대구YWCA 사무총장

기후위기, 탄소제로, 에너지전환 시대, RE100시민, 2050 탄소중립….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우리 주변의 단어들이다. 대구시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어느새 가까이 와있는 이 단어의 의미들, 운동과 실천의 계획들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5월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하고, 이어서 6월 시나리오(안)를 마련하여 8월 '2050 탄소중립 초안'을 발표, 10월에 최종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복수안을 확정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 둘째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 셋째 소외되는 계층이나 지역이 없도록 공정한 전환을 도모하겠다' 등으로 간추려지는데, 당연히 지역별 맞춤형 전략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신(新)산업 육성 등이 세부내용으로 들어있다.

계획과 현실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은 필자만의 체감일까. 12월에 열린 대구햇빛인의 밤에서 전은정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주>찹스틱스와이드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를 발표했다. 시민주도형 햇빛발전 시민의식 조사로 대구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햇빛발전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구 시민 86% 이상이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대표적인 체감으로 폭염을 꼽았다. 또한 91%가 삶의 환경을 '저탄소녹색생활로 바꾸어야 한다'에 찬성했고, '교육에 참여해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가 대부분이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으나 목표달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대체에너지로는 햇빛발전을 주로 꼽았는데, 84%가 햇빛발전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도 보였다.

이처럼 이제는 많은 시민이 기후위기를 체감하면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넘어 실천의 장을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행히 대구시는 2000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해 '솔라시티(Solar City)'로 지정되었다.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친환경 도시라는 의미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대구에는 9개의 시민햇빛발전소가 건설되어 운영 중이다. 2008년에 설립되어 가동 중인 수성못 상단공원의 1호기를 시작으로 행정복지센터 옥상, 도시철도 3호선, 기숙사&기업체 옥상, 상수도사업본부 정수장, 배수지 등 적게는 연평균 약 7천300㎾p에서 약 14만3천㎾p가 생산되어 연평균 약 100만원에서 약 3천만원의 판매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2011년 3월11일 규모 9.0의 지진과 해일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오염의 현장과 원전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인류의 위협이 되고 있다. 바로 지금이 '왜 우리가 자연에너지,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원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부할 때이다. 전기를 만드는 곳 따로, 사용하는 곳 따로! 에너지 자립도 낮은 곳이든 높은 곳이든 균일한 요금제, 장거리 송전 및 변전·배전 시 전력손실이 많은 불공정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전환운동은 정의로움에서 출발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 정확한 정보제공, 상담, 설계, 설치, 지원에 이르기까지 대구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창구, 그 시스템이 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박선 전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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