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서민 에너지' LP가스, 잇딴 폭발 사고에 "안전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

  • 오주석,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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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1  |  수정 2022-12-20 19:28  |  발행일 2022-12-21 제1면
관련기관, 안전사각지대 좁힐 대비책 마련 어려움
대표적 서민 에너지 LP가스, 잇딴 폭발 사고에 안전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
20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중구 동인동 한 주택. 지난 16일 LP가스 폭발 추정 화재가 발생한 이곳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당국이 합동감식에 나섰다. 이남영기자

LP(액화석유)가스는 대표적인 '서민' 에너지로 손꼽히지만 관리 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구 중구와 서구에서 LP가스가 잇따라 폭발해 문제점이 새삼 대두되고 있음에도 관련 기관은 안전사각지대를 좁힐 대비책 마련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6일 대구 중구 다세대 주택에서 LP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차량 26대와 인력 86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19분만에 불을 껐으나 이곳에 거주하던 40대 여성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20일 오전 진행했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화재 원인과는 별개로 해당 다세대 주택이 기름 보일러와 LP가스가 설치된 건물이어서 안전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불이 난 곳은 동인3가 재개발 지구로, 2006년 7월에 재개발 추진 승인이 떨어진 후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가 승인되면서 주민 이주 및 철거를 앞둔 상황이었다.

화재가 난 건물에 거주했다는 A(39)씨는 "이곳은 재개발 지역이라 동네가 많이 낙후돼 도시가스 대신 LP가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도시가스를 사용하고자 해도 이미 재개발이 진행 중인 데다가 설치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불편해도 기름 보일러와 LP가스로 난방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LP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쓰는 시민들을 위한 콘트롤타워가 부재한 느낌이다. 안전 대책 마련과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화재로 일대 14가구 40여명이 피해를 입고 수일간 인근 교회 등을 전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대구 서구에서도 LP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열린 대구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도시가스(LNG·액화천연가스)나 유해화학물질 취급장에 존재하는 안전 관리 조례가 LP가스에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주한 서구의원은 "LP가스 사고에 대응할 조례를 제정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가스안전공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지역 112만2천여 가구 중 약 4만5천 가구가 LP가스를 주택·영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 시설은 총 8천146개가 있으며, 이중 달서구(1천646개)·달성군(1천331개)·동구(1천191개)에 절반 이상 몰려있다.

지자체는 LP가스처럼 공급처가 다양한 에너지원 관리의 어려움을 지적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연탄의 경우 매년 구·군 동사무소를 통해 사용처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도시가스의 경우 가구당 명세서 청구, 안전관리 등의 작업이 이뤄져 사용 가구에 대한 전체적인 확인이 되지만, LP가스는 다양한 공급업자로 인해 사용 가구를 추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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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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