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홍준표 시장만으론 안 된다

  •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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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1  |  수정 2023-01-11 06:53  |  발행일 2023-01-11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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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호남권에서 뜨거운 이슈였던 광주시 복합쇼핑몰 건설이 드디어 성사단계로 접어든 듯하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2월29일 리조트와 쇼핑몰을 포함한 16만평 규모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 제안서를 제출하자, 광주시는 즉각 이 사업계획의 원본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얼마나 기뻤던지 강기정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넘버원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지역 언론들도 "17년 숙원의 동력이 마련됐다"고 반색했다. 하남이나 고양의 스타필드보다 더 큰 국내 최대규모의 복합리조트가 광주시에 들어서면, 3만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와 22조7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신세계 측 설명이다.

계묘년(癸卯年) 벽두부터 이웃 광주시를 홍보하려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중단된 대구신청사 부지 매각 건이 안타깝고 답답해서다. 빚더미에 앉은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 예정지(4만7천여 평)의 절반가량을 민간에 매각, 랜드마크 상업시설을 유치하려 했으나, 부지 매각을 반대하는 시의회로부터 제동이 걸린 일이다.

하지만 격앙된 시의원들과 달리 대구시민은 오히려 냉정했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재정 개선 때까지 산격동 청사를 활용하자"고 답했다. 대구시 계획처럼 일부 부지 매각에 찬성하는 응답이 22%, 빚을 내서라도 빨리 짓자는 답은 15%였다. 만약 신청사 부지의 절반에 '신세계 스타필드 대구'가 들어서서 1만여 명의 대구 청년이 일자리를 얻고, 10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일으킨다고 했다면 과연 어땠을까. 그대로 시의회는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있었을까. 수만 명이 몰리는 스타필드가 입점되면 두류공원 주변의 땅값이 오히려 더 치솟지 않았을까.

"해보기는 했어?"라고 일갈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말처럼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은 1도 않고, 빚내서 용산 대통령실 절반만 한 대구시청을 지어내라는 건 무모한 억지가 아닌가.

이미 대구시 채무가 2조3천700억원에 달해 해마다 4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물어내야 할 판인데, 이 엄청난 빚은 대체 누가 갚는단 말인가. 대구의 미래세대 청년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나. 청년이 결혼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다 있다. 얼마 전 강원도가 지급보증한 레고랜드 PF 관련 어음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자 대한민국 전체 금융권이 휘청거린 사태를 벌써 잊었는가. 1997년의 외환위기도 결국 빚을 못 갚아 연쇄적으로 커진 거대한 국가재난이었다. 건실한 일본도 한 지자체가 파산,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사례가 있지 않은가.

스타필드만 해도 그렇다. 이미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공장에 한전공대까지 꿰찬 광주는 아직도 배가 고픈데,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인 대구는 왜 이리 배가 부른가.

요즘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의도로, 광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홍 시장의 지론대로 공무원은 주민의 공복(公僕)이니, 대구시장은 250만 대구시민의 대장 머슴 격이다. 얼마든지 부려 큰 성과를 내도록 채근해야 한다.

하지만 홍준표 시장 한 사람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 대구가 다시 굴기(굴起)하려면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그리고 공무원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대기업에 투자를 요청하기 전에 대구시 공직자, 노조, 시민의 의식이, 마인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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