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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지난 2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이후 박진만 감독과 주먹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이제 야구의 시간이다.
오는 4월1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내달 1일 오후 2시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LG 트윈스-kt 위즈(수원 kt위즈파크),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서울 잠실야구장), 한화 이글스-키움 히어로즈(서울 고척스카이돔), KIA 타이거즈-SSG 랜더스(인천 SSG랜더스필드)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 대장정을 떠난다.
지난 시즌 SSG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거둔 것과는 달리 올 시즌은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13일부터 28일까지 치러진 시범경기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야구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우승팀인 SSG와 준우승팀인 키움, 3·4위 팀인 LG와 kt가 올해도 무난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나머지 6개 팀이 가을 야구를 위한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6중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시즌 꼴찌팀이었던 한화가 더이상 약체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화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화력을 보여주며 13전 9승1무3패, 승률 0.750으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4강 팀과 6중 팀의 전력 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FA로 영입된 선수들과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정도와 부상 선수 여부에 따라 팀 전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한화·두산·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채은성(한화), 양의지(두산), 노진혁·유강남·한현희(이상 롯데)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때문에 올 시즌은 어느 해보다 팀간 게임차가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정식 감독으로 첫 시즌을 보내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맞대결도 올 시즌의 주요 볼거리다. 국민 유격수와 국민 타자로 활약한 두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및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을 함께했다.
30일 오후 진행된 2023 KBO 미디어데이에서 박진만 감독은 "이승엽 감독과는 젊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고, 해설위원으로 있을 때도 계속 만나며 야구 이야기를 했다"며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박진만 감독은 훌륭한 선수였고, 감독으로서도 저보다 코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제가 도전자 입장이 될 것 같다"며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승 목표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수 전력은 리그 정상급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다. 정식 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보내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목표는 우승'이라고 한결같이 이야기해왔다.
박 감독은 "우리는 프로이기 때문에 항상 꼭대기를 바라보고,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위권 또는 중하위권으로 분류된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로 김상수와 오선진이 팀을 떠났지만 추가적인 전력 보강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선수 3인방을 모두 잡았다는 것이다.
KBO리그 데뷔 후 3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쌓으며 삼성의 진짜 에이스로 등극한 데이비드 뷰캐넌은 올해도 에이스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 등판한 뷰캐넌은 11.1이닝을 소화하며 13피안타 4볼넷 12탈삼진 2실점(2자책점), 평균 자책점 1.59로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승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강력한 구위를 보여준 앨버트 수아레즈도 올 시즌엔 두 자릿 수 이상 승수를 기대한다. 시범경기에선 3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9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평균 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유일한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호세 피렐라도 제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보인다. 2022시즌 192안타 28홈런 109타점 102득점, 타율 0.342, OPS 0.976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 외인 타자임을 증명한 피렐라는 시범경기 1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39타수 12안타 2홈런 6타점 6득점, 타율 0.308, OPS 0.976을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향한 예열을 마쳤다.
◆새얼굴이 필요한 삼성… 이성규·김태훈 타선에 활력 기대
전력보강이 없는 삼성은 올 시즌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새로운 얼굴을 필요로 한다.
이번 시즌엔 이성규와 김태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두 선수는 퓨처스리그 홈런왕과 타격왕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이제는 1군에서 보여줄 차례다.
시범경기에선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성규는 시범경기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36타수 12안타 5홈런 11타점 7득점 2도루, 타율 0.333, OPS 1.146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7할7푼8리에 달하며 홈런은 한화의 노시환과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수의 보상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김태훈도 타격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시범경기에선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35타수 11안타 3홈런 12타점 6득점, 타율 0.314, OPS 0.985로 활약했다.
올 시즌 종료 후 FA자격을 얻는 강한울도 기대감을 키우는 선수 중 하나다. 시범경기에선 12경기 36타수 12안타 3타점 6득점, 타율 0.333, OPS 0.857을 기록했다.
기존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특히 지난 시즌 부진했던 선배 선수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은 지난 시범경기 11경기에서 30타수 12안타 3타점 3득점, 타율 0.400, OPS 1.067로 예년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88경기 77안타 10홈런 60타점 31득점, 타율 0.267, OPS 0.763으로 부진한 이원석과 130경기 102안타 13홈런 66타점 38득점, 타율 0.258, OPS 0.739로 아쉬움을 남긴 강민호 등은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국내 투수진 기복 줄여야 상위권 가능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말이 있다. 우승 내지는 상위권을 바라보려면 그만큼 투수진이 강해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은 우선 강력한 외국인 원투 펀치를 갖고 있다. 때문에 국내 투수들의 성과에 따라 팀의 성적이 결정된다.
국내 선발진 중에선 원태인이 가장 안정적이다. 원태인은 2021시즌과 2022시즌 각각 14승7패, 10승8패로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따내며 토종 에이스로 등극했다. 지난 28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선 3이닝 9피안타 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8실점(8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앞선 23일 키움전에선 구원 등판해 4이닝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여줬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11피안타 3피홈런 6볼넷 5탈삼진 8실점(8자책점),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한 백정현은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5선발 자원인 양창섭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11.2이닝 11피안타 3볼넷 5탈삼진, 평균자책점 2.31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8일 한화전 4이닝 6피안타 5실점(3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겨 정규시즌엔 보다 집중력 있는 활약이 필요하다.
이밖에 이재익·홍정우·이승현(좌완)·이승현(우완) 등 계투진과 셋업맨 우규민과 클로저 오승환의 활약이 더해져야만 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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