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갑상샘 결절, 그냥 두고 지내도 될까

  • 김한별 〈죽전샘편한내과 원장〉
  • |
  • 입력 2023-04-11  |  수정 2023-04-11 07:41  |  발행일 2023-04-11 제13면
대부분 서서히 커지고 증상 없지만

급격한 크기 증가·목부위 압박감땐

결절 양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 필요

[건강칼럼] 갑상샘 결절, 그냥 두고 지내도 될까
김한별 〈죽전샘편한내과 원장〉

갑상샘암(갑상선암)은 2005년 이후 항상 발생률 1·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최근 발표된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도 폐암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발생한 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갑상샘 결절은 갑상샘암보다 훨씬 더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샘 결절의 5~10%가 갑상샘암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샘 결절은 갑상샘 세포가 과증식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특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갑상샘 결절 유병률도 높아져 50대 이상의 경우 절반에서 결절이 존재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갑상샘 결절은 최근 건강검진의 증가와 함께 특별한 증상 없이 갑상샘 초음파나 CT, MRI 등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갑상샘 결절로 진단받으면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결절이 암인지 여부다. 대부분의 결절은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통해 악성 여부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고, 초음파에서 악성이 의심되는 결절의 경우 가는 주사 바늘을 이용한 세침흡인 세포검사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 흔히 이 방법을 통해 악성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갑상샘 결절이 세침흡인 검사에서 악성이 아니라는 결과를 확인해도 환자의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 몸에 혹을 두고 살아도 될 것인가" "갑상샘 외에 다른 곳에도 혹이 잘 생기는 체질은 아닌가" "혹시 갑상샘암인데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는가" 등 악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도 환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고민도 이런 것이다. 대부분 갑상샘 결절의 경우 크기가 서서히 자라며, 결절과 연관된 증상이 없어 일정한 기간마다 신체 진찰, 혈액검사와 갑상샘 초음파를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결절 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갑상샘암인 결절이 암이 아니라 보고되는 '위양성(가짜 양성)'이라는 세침흡인검사의 한계점 또한 주기적 검사를 통해 결절의 변화 양상을 확인하고, 필요 시 세침흡인검사를 다시 시행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크기의 증가가 있거나 미용상의 이유, 목소리의 변화, 갑상샘 부위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이나 압박감 등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아쉽게도 경구 약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과거에는 갑상샘 호르몬 약을 복용해 갑상샘 자극 호르몬(TSH)을 억제시켜 갑상샘 결절의 성장을 방해하는 치료를 했지만, 갑상샘 호르몬 과다에 의한 부작용의 가능성으로 더 이상 이 치료법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이에 최근 들어 가장 많이 권유하는 방법은 국소 치료법인 고주파 절제술과 에탄올 절제술이다. 에탄올 절제술은 갑상샘 결절 내부가 액체로 된 경우 초음파로 결절을 확인하면서 결절 속 내용물을 먼저 빼낸 뒤 95~100%의 고농도 에탄올을 주입해 결절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시술이다. 결절 크기가 크거나 재발한다면 건강보험급여도 인정돼 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다만 액체가 아닌 세포의 과증식으로 인한 결절의 경우 에탄올 절제술은 효과가 미미해 고주파 절제술을 권유한다. 고주파 절제술은 갑상샘 결절 부위에 1~2㎜ 크기의 바늘을 삽입해 일정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교류 전류를 이용해 바늘 끝에서 약 90~100℃ 정도의 열을 발생시켜 결절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런 방법이 여의치 않은 결절의 경우 수술적 절제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이렇듯 갑상샘 결절은 그 양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과 대응 방법이 있어 전문가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한별 〈죽전샘편한내과 원장〉

기자 이미지

김한별 〈죽전샘편한내과 원장〉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