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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교은<갤러리 프랑 대표> |
다시 돌아왔다. 프리즈와 키아프, 올해로 2회차를 맞이했다.
아트 러버들이 1년을 꼬박 기다린 이 국제적 행사를 위해 전 세계의 미술 주요 인사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는데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후원회, 아부다비 미술관장, 미국 뉴욕 디아미술재단 디렉터,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중국 현대미술센터 관장, 일본 모리미술관장 등 셀 수 없이 많은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을 찾았고 개막 전부터 갤러리들이 VIP 디너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샤넬,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들도 프리즈를 기념하는 파티를 열었다. 실제로 프리즈 기간 주변 호텔들이 모두 만실을 기록하는 등 한국을 찾은 해외 큰손 컬렉터들의 방문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 보인다.
올해도 페어장의 분위기는 뜨거웠고, 달라진 게 있다면 작년에 많은 인원이 몰린 것에 대한 대책으로 올해는 VIP별 입장 시간을 다르게 세팅하여 이에 대비했고, 특히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된 이벤트나 VIP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 말 그대로 아트위크 행사들이 작년보다 더욱 밀도 있게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프리즈에서는 몇몇 인기 있던 부스를 제외하고는 많은 갤러리들이 팬데믹 이후 좋지 않은 미술시장의 흐름을 인식한 탓인지 작년에 화제를 몰고 온 과감한 고가의 작품보다는 본인들이 소개하고 싶은 좋은 작가들이나 아시아 컬렉터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은 안전한 작품을 전시하는 방향을 잡은 듯하다. 반면 작년과는 달라진 키아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와의 공동 개최로 '우아한 혈전' '한 지붕 두 가게'라 불리며 세계적 인사들이 몰려드는 프리즈와는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여 한 차례 굴욕을 겪었던 키아프도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꾀했다. 올해는 키아프 플러스도 함께 자리를 잡으면서 많은 신진작가를 조명하는 데에 힘을 썼고, 한국의 미술사를 보여줄 만한 미술사적으로 좋은 작품들을 함께 나누면서 작품의 수준도 크게 올라왔다는 반응이다. 또한 현재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이배, 이건용, 박서보, 김택상, 남춘모, 박종규 등을 필두로 한국을 찾은 많은 세계의 큰손 컬렉터들에게 우리의 정서를 알렸다.
프리즈가 서울 진출을 선언한 후 프리즈에 힘입어서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앞세워 진행되었던 첫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를 일컫는 말)에서 쓰디쓴 격차를 느꼈지만 두 번째 혈전은 나쁘지 않았다.
선의의 라이벌의 존재는 늘 엄청난 성장을 가져다준다. 체급이 다른 두 선수이기에 그 격차는 어쩔 수 없지만 멀리 내다보아 우리의 미술이 세계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신허브가 될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임교은<갤러리 프랑 대표>

임교은 갤러리 프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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