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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애씨가 10월에 있을 달성미술협회의 100호 대작전에 출품할 '유가사'(100호)를 그리고 있다. |
김성애(59)씨가 대구 달성 옥포에 마련한 작업실은 좀 특별하다. '송담갤러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작은 텃밭에 컨테이너 하나만 덩그러니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으로 꽃(천아트)을 그리기 위해 수강생들이 찾아 온다. 놀랍게도 김씨는 대구미술협회·달성미술협회·고령미술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그는 내달 대구 수성구 범어동 드망즈갤러리에서 열리는 달성미술협회전에 출품할 '유가사'(100호)를 한 달째 그리고 있다.
개인전은 물론 회원전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있다는 그의 이력이 궁금해졌다. 그는 삼성 현대미술대전 특선(2008·2010년), 국제종합예술진흥회 초대작가 인증, 국제종합예술진흥회 특별초대작가상(2022년), 영남미술대전 장려상(2019년·한국화 '가을아침')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김씨는 그동안 받은 상이며 이력과 자격증을 바탕으로 송담치유아트협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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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애씨 |
그림에 관해 궁금한 건 참지 못했던 김씨는 유화·수채화·산수화·한국화·캘리그라피·천아트 등 모조리 배워 나갔다. 먹 색깔에 반했을 땐 산수화를 배우기 위해 돌·물·산·나무 등을 잘 그리는 선생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했다. 김씨는 소나무를 그릴 때 가장 편안하면서도 그려도 그려도 목이 마르다고 했다. 하지만 산수화는 대작이다 보니 힘에 부치기도 한다. 특히 치킨집을 할 때 가위질했던 오른팔이 탈이 나서 지금도 그림 그릴 때 통증을 느낀다.
김씨는 "그림을 그릴 때는 모든 걸 잊고 위로받을 수 있어서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삶의 무게에 지쳐 포기할까 싶을 때도 있었다. 남편이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졌을 때는 그림이고 뭐고 다 치우고 일하러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포기만큼은 안 된다는 생각에 버텼다"고 회고했다.
남편이 몇 년 전부터 공방에서 도자기를 빚는 취미를 갖게 되면서 꿈이 하나 더 생겼다. 김씨는 현 작업실 위치에 자신의 화실과 남편의 도자기 공방 전시장을 겸한 갤러리를 세울 예정이다. 그는 "삶이 지치고 힘들어하는 분들과 그림을 그리며 재능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수강생들이 그림으로 위로받고 잠시나마 머리를 비운다고 이야기해 줄 때 참 잘 견뎌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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