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잇단 로봇투자…대구에 낙수효과 기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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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9 18:49  |  수정 2023-10-10 07:22  |  발행일 2023-10-10
대기업 잇단 로봇투자…대구에 낙수효과 기대
HD현대로보틱스 내부 전경.
대기업 잇단 로봇투자…대구에 낙수효과 기대
대구시가 지난 달 삼성전자가 지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및 이 업체 전담협력사인 STS로보틱스 등과 '대구테크센터 설립 및 제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대기업 잇단 로봇투자…대구에 낙수효과 기대
한화그룹이 최근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로봇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대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을 유치하고, 인공지능(AI)로봇 기반의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에 도전장을 내민 대구 입장에선 대기업 투자유치발(發)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확충되고 있는 셈이다. 대구는 올해 한화그룹(태양광), 두산그룹(2차전지 리사이클링)과 첫 인연을 맺었다. 로봇 분야로 접점을 넓힐 여지가 생긴 것이다. 무엇보다도 삼성이 올 들어 역동적으로 로봇에 집중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반갑다. 대구가 대기업 로봇투자의 격전장이 될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한화로보틱스 출범
9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봇산업 진출을 본격화한 한화로보틱스는 우선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협동로봇을 제조했지만 이후 투자가 이어지지 못해 현재는 두산로보틱스·HD현대로보틱스 등에 밀렸다. 이에 집중투자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의 격차 해소에 나서는 것은 물론, 향후 사업보폭의 확장도 예상된다.


실제 한화로보틱스는 <주>한화(지분 68%)의 자동화(FA)사업 중 협동로봇·무인운반차·자율이동로봇사업을 분리해 출범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룹 계열사 중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분이 32%나 된다는 것. 조리 및 시설관리 등에서 로봇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셈이다. 협동로봇에서 서비스로봇 분야로 사업 무게중심을 조금씩 옮겨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새로운 동력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이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로봇을 지목했다. 2021년부터 로봇 상용화를 외치며 인력을 충원해 왔다. 가시적 움직임은 올 초 지분투자를 통해서다.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코스닥 상장사인 '레이보우로보틱스'(본사 대전)의 지분을 14.99% 사들였다. 시가총액이 2조6천836억원(6일 종가기준)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족 보행로봇 '휴보'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달 대구수성알파시티에 로봇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할 대구테크센터를 설립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해 대구시민에게도 친숙한 기업이 됐다. AI로봇시스템통합(SI)연구소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업체의 전문 협력사인 <주>STS로보테크는 본사를 부산에서 대구로 이전한다. 아울러 수성알파시티에 R&D센터(1천40㎡), 대구국가산단(1만6천998㎡)에 협동·서비스로봇 제조공장을 짓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넘어 서빙봇 등 서비스용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자체 헬스케어용 웨어러블(부착용) 로봇인 봇핏(Bot fit)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이 올해부터 로봇시장에서 가시적 액션을 취하고 있는 만큼 향후 로봇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협동로봇 최강 두산
협동로봇 분야 국내 1위기업인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B2B에서 B2C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태세다. 두산로보틱스 시총 규모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3조3천577억원에 이른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대구에 로봇교육센터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영남권 로봇판매사업을 총괄하는 남부지사도 대구에 오픈했다. 지역 업계는 두산로보틱스의 제조공장 및 R&D연구센터 건립 등 추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로봇 1위 HD현대
HD현대(옛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의 HD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에서 사업분할된 후 2017년 4월 대구 달성 유가읍에 본사 둥지를 틀었다. 지금까지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수성하고 있다. 1984년부터 현대중공업 용접기술연구소 산하에 로봇전담팀을 구성해 활동한 만큼 산업용 로봇의 성능과 신뢰도는 두말할 나위 없다. 현대로보틱스 산업용 로봇은 크게 일반 제조용과 평판디스플레이(FPD) 운반용으로 구분된다. 자율주행 로봇, 산업용 용접로봇 등 완전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축적한 산업용 로봇 기술을 토대로 방역·서빙 등 서비스 로봇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 로봇분야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LG 사업영역 확대
LG전자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로봇을 상용화한 기업이다. 최근 자율주행로봇 통합브랜드 '클로이'를 통해 서빙·방역·물류·안내 등 서비스 로봇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북 구미 LG퓨처파크에 로봇 생산라인을 신설해 클로이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7월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해 주력 자회사로 키웠다. 이 곳에서 클로이 등 일부를 위탁생산한다. 로보스타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공장에 쓰이는 '수직 다관절 로봇'을 만드는 업체다. 이후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SG로보틱스'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제조사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사 '보사노바' 등에 잇따라 지분 투자를 해왔다.


◆현대차 의료용 개발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당시 소프트뱅크가 소유하던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한 곳이다. 안전·의료영역에서 2족·4족보행 로봇의 역할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자체 로봇 브랜드 '엑스블'을 통해 다양한 의료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의 로봇 제조공장 건립 및 R&D센터 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전역을 AI로봇 기반의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행정역량을 쏟고 있다. 다음달 중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낭보가 전해지면 대구의 로봇산업 위상은 한층 커지게 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용어설명> 협동로봇=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로봇이다. 직원을 대신해 일하는 산업용 로봇과는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 직원과 같은 공간에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활용범위가 넓다.

<대구의 로봇산업 10대 인프라>
△국가로봇테스트필드(2028년까지 테크노폴리스 연구용지에 1천997억원 투입)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5G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센터 (내년 개소)
△국내 산업용로봇 1위 'HD현대로보틱스 '본사 대구유치(2017년)
△국내유일 로봇사업 국책연구기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14년 입성
△야스카와전기 등 233개 로봇기업 입주
△AI로봇기반 '글로벌혁신특구 '지정 도전(다음달 발표 예정)
△글로벌로봇클러스터(GRC) 사무국 소재(23개국 28개 클러스터)
△로봇산업 가치사슬확장 및 상생시스템 구축(2020년부터 진행 중)
△차부품·기계·금속 등으로 다져진 제조업 기반(로봇기술 접목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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