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소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청도소싸움경기가 잠정중단됐다. 소싸움경기 장면. <청도공영사업공사 제공> |
청도소싸움경기가 지난 5월 구제역에 이어 최근 럼피스킨병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첫 발견된 소 럼피스킨병은 경기 수원, 인천 강화, 강원 양구 등 전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청도공영사업공사는 28~29일 제45회차 청도소싸움 경기를 휴장하고 싸움소 보호를 위해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올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 경기가 중단됐다.
청도소싸움경기는 지난 5월 충북 충주에서 발생된 구제역 여파로 경기를 중단한 바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항체 형성에 3주간의 시간이 걸려 3주간 경기가 중단된 후 구제역이 시들어해지자 경기를 재개했다. 공영공사는 당시 소싸움경기 중단으로 20억~3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또다른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으로 다시 중단됐다. 최소 3주간의 경기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인데 올해 재개장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규하 청도군 축산팀장는 "백신접종 후 3주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된다. 하지만 싸움소에 대한 백신접종 우선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며 "경기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잇따른 전염병에 의한 경기 중단으로 싸움소 주인은 물론 조교사, 심판, 우권 발매원 등 소싸움 관련 종사자들도 다시 생계위협을 받게 됐다.
싸움소 주인인 최진호씨 "일반 비육과는 달리 싸움소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보통 3~4년이 소요되며 한 마리 몸값이 수천만원에 이른다"며 "우주들은 소싸움경기를 통해 생계를 이어간다. 한달 사료비만 1천만원이 넘는데 경기 중단으로 수익이 끊기면 당장 먹고사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공영공사에 등록된 싸움소 수는 예비싸움소 포함 250마리 안팎이다. 국내 싸움소는 코로나19로 2년간 경기가 중단되면서 개체 수가 40% 안팎으로 급감해 현재 500마리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소싸움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활기를 되찾아가던 경기장 주변 상인들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청도공영사업공사 관계자는 "가축 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할 경우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역 부분 통제의 경우 청도 싸움소만으로 경기를 열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전염병에 대비해 소싸움경기도 온라인 우권 발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박성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