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김장김치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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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2  |  수정 2023-11-22 06:57  |  발행일 2023-11-22 제27면

우리나라의 ‘김치와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2013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8회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김치와 김장 문화’가 인류 무형유산이 됐다. 정확한 명칭은 ‘김장, 한국에서의 김치 만들기와 나누기’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서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난방이다. 나무로 군불을 지피는 시골에서는 야산에서 채취한 나무를 산더미처럼 쌓아야만 푸근한 마음으로 겨울을 보낸다. 난방 다음으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국민의 반찬 김장김치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을 김장이라고 해서 김장김치라는 말이 생겼다.

김장은 주로 11월 말~12월 초에 담근다. 올해는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장하는 배추는 평균 20포기라고 한다. 고물가 탓에 김장김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올해 김장김치는 ‘금(金)장 금(金)치’가 됐다고 아우성친다. 최근 몇 년 사이 김장 재료비가 급격히 상승한 영향도 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줄을 잇던 김장김치 나눔 봉사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면역력 강화, 바이러스 억제, 항산화 효과, 항암효과, 동맥경화 예방, 다이어트 등에 큰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치가 서민 식탁에 오르지 못하면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이면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김장김치는 이웃과의 연대감, 정체성, 소속감을 높여준다. 단순 나눔이 아니라 이웃과의 ‘사랑·인정·따뜻함’을 가득 담은 김장김치의 소중한 정신마저 사라질까 두렵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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