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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영남일보 DB |
내년 총선을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불투명하기 짝이 없다. 대결 전선도 갈라지고 있고, 선거제 개편도 안갯속이다.
표면적으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지만, 외곽에서 '전복'을 꿈꾸는 도전이 시도되고 있다.
양향자 의원(무소속)의 신당 '한국의 희망'에서 시작된 외곽의 도전은 주류 정치 세력의 분화로 혼란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이념 대결'에 치우친 정치 구조를 타파하겠다는 게 도전의 출발이다. '용산도, 개딸(개혁의 딸)도 싫다'는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이준석 신당'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는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신당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인상을 준다. '대구를 바꾸는 큰 정치를 하겠다'며 보수 적자(嫡子)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민주당에서도 분화 조짐을 보인다. '이낙연 신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친이낙연계 원외 인사들이 주도하는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최근 "용산 전체주의와 개딸 전체주의 거부한다"며 신당 창당을 위한 시민 발기인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신당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은 '플랫폼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플랫폼 정당은 자발적인 참여자 모두가 주체가 돼, '의제'와 '인물'을 유연하게 담아내는 '정거장'의 역할을 하는 정당을 의미한다.
새 정치세력 대부분은 '무당층'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20%대 중반을 넘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11월 4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이 33%, 민주당은 35%, 무당층은 27%로 나타났다.
'위성 정당' 난립 우려도 제기된다.
준연동형제인 현재의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48.1㎝에 달했던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재연될 수 있다. 당시 35개 정당이 투표 용지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여야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꼼수' 위성 정당 출현을 막기 위해 병립형 비례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조국 신당' '송영길 신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병립형 비례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를 별도로 실시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부정적이다. 위성 정당 금지법을 만들겠다면서도 준연동형제를 유지하려고 한다. '연합전선'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의석 수를 확보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속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총선을 앞두고 으레 정치판이 시끄러워지는데, 이번엔 유달리 심한 것 같다. 그만큼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선거제에 따라 더 다양한 정치 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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