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지진 많은 해 1~4위 모두 경주 인근 중심…9·12 지진 여진만 632회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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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30 10:20  |  수정 2023-11-30 10:33  |  발행일 2023-11-30
역대 지진 많은 해 1~4위 모두 경주 인근 중심…9·12 지진 여진만 632회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에서 지진이 발생한 위치. 기상청 제공

2016년 9월12일 국내 계기 지진 관측 이래 최대인 5.8 규모 지진(9·12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에서 30일 새벽 규모 4.0 지진이 발생하면서 인근지역은 또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번 지진 발생 위치는 9·12 지진에서 동쪽으로 21㎞ 떨어진 지점이다.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2㎞로 추정된다. 지진 발생 직후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 분석해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뒤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조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 발생 후 오전 6시30분까지 6차례 여진이 있었다. 여진 최대 강도는 오전 5시쯤 발생한 규모 1.5 지진이다.

여진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9·12 지진 발생 이후 집계된 여진은 다음해 8월20일까지 총 632회에 달한다. 규모 3.0 미만은 610번이고 '3.0 이상 4.0 미만'은 21번, '4.0 이상 5.0 미만'은 1번이다. 당시 본진 발생 일주일 뒤인 9월19일 발생한 여진 규모가 4.5였다.

역대 지진 많은 해 1~4위 모두 경주 인근 중심…9·12 지진 여진만 632회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에서 역대 최대인 5.8 규모 지진이 발생한 위치. <기상청 제공>


이번 지진은 경북뿐만 아니라 경남 및 부산 등에서도 진동을 감지할 정도였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는 경북이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질 수 있는 강도다. 울산은 계기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강원·대구·대전·전북·충북은 2(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전 6시까지 소방당국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107건이다. 경북이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울산 40건, 대구 10건, 부산 6건, 충남 1건, 전북 1건 등이다. 피해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차이가 나지만 7년 사이 비슷한 양상의 지진이 두차례 발생하면서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기상청이 이날 지진의 단층운동을 초기 분석한 결과 두 단층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 9·12 지진 분석 결과도 전형적인 주향이동단층 특성을 나타냈다. 당시 지진 발생 원인은 경주일대에 분포하는 양산단층 또는 주변단층의 수평이동으로 추정됐다.

또한 지난해 학계에서는 경주 지역 일대 단층 특성상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9·12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 '내남단층'이라는 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 활성단층을 지목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내남단층은 깊이 10~16㎞에 있는 소규모 단층으로,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의 지진단층운동으로 내남단층 최대 면적이 파열되면 모멘트 규모(Mw) 5.6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폭발물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계산하는 TNT 환산으로는 2.6kt이 넘는 규모다.

모멘트 규모 5.0은 제2차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과 에너지 양이 비슷하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Mw는 3.6으로 TNT 환산 2.6t이 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9·12 지진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에서 14개 활성단층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경주 등 동남권은 '국내 지진 위험지대'로 꼽혔다.

관측 이래 지진이 가장 잦은 해에는 모두 경주를 중심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는 기상 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8년 이후 4번째로 지진이 잦은 해다. 연간 지진 횟수 1~3위는 9·12 지진과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규모 5.4)의 영향이 있었던 2016~2018년이다.

이번 지진 진앙 반경으로도 잦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진앙 반경 50㎞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418번 발생했다. 규모 3.0 미만은 365번이고 '3.0 이상 4.0 미만'은 45번, '4.0 이상 5.0 미만'은 5번, '5.0 이상 6.0 미만'은 3번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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