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BB 관련 핵심 인프라 구축…대구 미래 신산업 초석 다지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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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8 07:37  |  수정 2024-02-20 16:34  |  발행일 2023-12-18 제5면
2023 대구 10대 경제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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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올해 한국경제는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고전한 한 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대구경제 쪽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가 적잖았다. 특히 로봇·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등 대구 미래 신산업과 관련된 핵심 인프라가 속속 자리를 잡았다. 이에 영남일보는 지역 경제전문가 등과 함께 2023년 주목할 만한 결실을 본 경제현안 10개를 정리해 봤다.

알파시티 디지털혁신거점 선정
국가로봇테스트필드도 유치

대구 간판기업 도약 엘앤에프
40억불 수출탑…2조5천억 투자

원스톱기업투자센터 활약으로
올해만 4조516억 역대급 실적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변경 등
민생경제에 실효성 있는 정책

◆미래 신산업을 위한 토대 마련

산업단지가 없었던 대구 수성구(수성알파시티)는 지난 5월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역 디지털혁신거점 조성 사업지로 선정됐다. 전국 공모에서 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성과다. 대구 수성알파시티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ICT집적단지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집중된 경기 성남 판교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현재 수성알파시티에 입주한 IT 및 SW 기업은 총 172개사이며, 입주기업 총매출액은 2021년 기준 8천억원에 달한다. 대구 전체 IT·SW 기업 매출액의 40%를 책임진 셈이다.

대구는 지난 8월 국책사업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도 품에 안았다.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국내 로봇 전문기업의 실증과 시제품 검증을 위한 공공인프라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조성된다. 정부가 글로벌 3대 로봇강국 도약을 목표로 2024~2028년 총사업비 1천997억5천만원을 투입한다. 대구의 모빌리티·기계 분야를 첨단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융합산업인 로봇을 핵심 무기로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산업용·협동로봇 분야 외에 서비스 로봇 개발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대구는 2009년 처음으로 국가산단(달성군 구지면)을 품에 안은 후 14년 만에 두 번째 국가산단(달성 화원읍·옥포읍 일대)을 확보하게 됐다. 이곳은 '미래 스마트 기술단지'를 표방하고 있다. 각종 첨단 업종 관련 기업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마련된 것이다. 산단 면적은 304만2천㎡(92만평)이며, 조성원가는 3.3㎡당 160만원 정도로 인하할 계획이다.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현 정부 1호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는 게 목표다. 2030년쯤 산단 조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되면서 경제영토가 확 넓어진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동구와 달성군 등에 더 이상 산업단지를 조성할 큰 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군위에는 대구경북신공항(2030년 개항 목표)과 연계한 배후산단 조성 등 거대한 공항 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입장에선 '엘도라도(기회의 땅)'가 될 것이다.

◆역대급 투자유치와 수출신장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대구는 올해 2년 연속 100억달러 수출액을 달성했다. 작년엔 2차전지 소재 수출을 필두로 차부품·경작기계 분야가 선전한 반면, 올해는 IT제품이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라 수출이 크게 늘었다. 역량 있는 역외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등이 수출전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가 여전히 수출악화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대목임에는 분명하다.

역대급 투자유치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대구는 올해에만 4조51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민선 8기 출범 이전 10년간(2012~2022년 6월) 투자유치 실적이 4조8천312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더욱이 민선 8기 출범 시점부터 시작하면 누적 투자유치액이 8조920억원에 이른다. 그 이면에는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의 활약이 있었다.

올해 대구 수출 및 투자 분야에서의 성장세는 대구 간판으로 도약한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기업인 <주>엘앤에프의 활약이 컸다. 엘앤에프는 올해 '무역의 날' 40억불 수출의 탑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말에는 대구국가산단에 2조5천500억원가량 '통큰 투자'도 약속했다. 기존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시설 확충(연 13만t) 외에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제조설비(연간 16만t)와 차세대 배터리 음극재 제조라인(연 2만2천t)에 대한 신규 투자가 핵심이다.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활성화

민생경제와 관련해선 대구가 지난 2월 전국 특·광역시 중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둘째·넷째 일요일)을 휴일이 아닌 평일(월요일)로 바꿨다. 이는 전국적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구시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금도 전국 지자체의 문의가 쇄도한다. 2012년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실효성 논란에 허덕였지만, 대구가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대구시는 지난 7월 초 시민생활종합플랫폼 '대구로'의 활성화 차원에서 기존 대구행복페이를 '대구로페이'로 전환했다. 대구로택시앱(공공형 택시 호출앱)도 적잖은 성과를 냈다. 국내 택시호출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구에선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기준 '대구로택시' 가입자는 1만877대로, 대구 전체 운행 택시의 80.4%에 달한다. 택시시장의 점유율은 16%를 웃돈다. 하루 호출은 7천670건이다.

청년을 다시 끌어모아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올해 닻을 올렸다. 대구시는 도심 활성화와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일거에 이뤄낼 '도심 캠퍼스 조성 시범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모집한다. 핵심은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도심 내 건물 및 상가공실을 활용한 지역대학 통합캠퍼스 운영이다. 지역 12개 대학이 동참해 2025년쯤엔 변화된 동성로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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