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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양완밍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장과 만나 '한·중 지사성장회의' 재개를 이끌어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지난 10월27일 차기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박형준 부산시장이 선출됐음에도 이 도지사는 올해 말까지인 협의회장 임기에 최선을 다했다.
1999년 1월 출범해 내년이면 25년을 맞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문제를 협의하고 지자체의 국제화 관련 업무를 지원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균형발전 및 지방자치의 건전한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출범 초기 '지방'과 '자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장이던 고건 전 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7년간 연이어 1·2대 회장을 맡으면서 협의회는 서울시장이 참석하는 국무회의의 부속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6년 8월 3대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시작으로 유정복 인천시장(9대)과 박원순 서울시장(12대)을 제외하곤 15대 송하진 전북도지사까지 비(非)수도권 광역단체장 9명이 2022년 6월까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았지만, 친목단체에 불과할 정도로 역할은 미미했다. 일부 광역단체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협의회장 자격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해 8월부터 확 바뀌었다. 타이밍도 한몫을 했다. 지방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불과 2개월여 만에 같은 정당(국민의힘) 소속이자 '지방시대' 선봉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6대 회장을 맡으면서 23년간 간판만 있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실질적인 행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도지사가 이끄는 16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출범 직후부터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파트너십 강화를 시작으로 중앙기관과의 적극적인 MOU(업무협약), 단절된 지방외교 복원, 지방정부 중심의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처 운영 등을 통해 지방정부의 목소리가 곧바로 중앙정부에 전달되는 소통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출범한 중앙지방협력회의 부의장이 기존 국무총리 단독에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 포함된 공동 부의장으로 변경됐을 뿐 아니라 회의 석상에서의 '지방자치단체'란 명칭이 '지방정부'로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벌써 4차례나 열렸고, 올해 마지막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지난 10월27일 경북도청에서 개최됐다.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지방지원단 구성 관련법 시행령도 개정되면서 그동안 지방정부가 간절히 바라던 자치조직권 확대와 지방입법권 강화,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이양, 교육재정 합리화 등이 의제화됐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의 국장급 기구 수 상한 폐지와 함께 인구 10만명 미만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 단계적 상향,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인상 등의 자치조직권 확충 방안도 의결됐다.
제16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임기를 사흘 앞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자주 쓰는 "틀을 깨고 바꿔야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의 자격을 말하는 듯하다.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