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한동훈의 '마이 웨이' 오히려 호재일까?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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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2 18:16  |  수정 2024-01-22 18:19  |  발행일 2024-01-23
윤석열 대통령과 정면충돌, "사퇴는 없다"
수습 기류 강해…수평적 당정관계 회복 상징
한동훈 '윤석열 아바타' 비판에서 벗어나
관건은 김 여사 리스크 정리에 달려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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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사회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악재인가, 호재인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윤 대통령은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거부했다.


총선을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의 거취 문제가 불거지기는 흔치 않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개싸움"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의아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TK(대구경북) 한 의원은 "지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한 반면, 한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한 위원장이 동조하는 발언을 하면서 용산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이 '파국'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모두 수습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파국은 곧 총선 필패'라는 위기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K 또다른 의원은 "총선에서 지면 식물정권이 된다. 대통령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수습 모드로 들어가면 국민의힘 입장에서 불리하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최고 권력'에 할 말은 하는 여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수직적 당정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회복됐다는 점을 각인시킬 수 있다. 정당 민주주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한 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대통령과 여당을 '운명공동체'라고 부르는데, 하나의 의견만을 가지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 위원장의 정치적 존재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누구에게도 맹종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에서 정면돌파를 선택,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를 벗게 됐다. 또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의 불씨를 지핀 김경률 비대위원을 안고 가기로 했다. '마이 웨이'를 선언한 셈이다.


대통령실의 수습 기류에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위원장에 대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던 친윤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 정권 초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분위기가 아니다. 총선에서 지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관건은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 여사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총선 정국 내내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깊게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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