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의사과학자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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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6 06:50  |  수정 2024-02-16 07:01  |  발행일 2024-02-16 제27면

임상과 공학 두 가지 영역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사이자 과학자를 우리는 의사과학자라고 부른다. 필자가 3~4년 전까지 생각해 왔던 의사과학자는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사람이다. 임상에 무게가 더 실려 있다.

요즘은 공학에 더 비중이 실리는 의사과학자가 연상된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의사과학자 배출을 위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면서부터다. 몇몇 공학자는 의사과학자가 5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5차 산업혁명은 의학과 과학이 융합해 인간이 신의 영역, 즉 영생(永生)에 도전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인간(Homo)은 스스로 신(Deus)이 되려 한다며 표현했던 '호모 데우스(Homo Deus)'와 같은 맥락이다. 5차 산업혁명이 우주항공산업에서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필자는 의학과 공학의 융합으로 인공장기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5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과학기술 발전 추세로 볼 때, 의사과학자가 지금보다 더 많이 배출돼야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그 시작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에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했기에 과기의전원 설립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정부는 의사과학자 배출 비율을 현재 의대 졸업생의 1.6%에서 선진국 수준인 3%로 확대할 방침이다. 의대생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의 주장이 와닿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과학자 배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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