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밸리 '정치적 지원' 기회 왔다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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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8 07:14  |  수정 2024-02-28 07:53  |  발행일 2024-02-28
총선 앞두고 대구경북 핵심 공약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수도권 메모리 반도체, TK는 시스템 반도체로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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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화합물반도체를 기반으로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사진은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내 클린룸에서 반도체 회로 밑그림그리기 공정을 실험하는 모습.<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제공>

대구경북엔 로봇 등 첨단산업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이른바 '산업의 쌀'로 인식되는 반도체와 관련해 시스템 반도체전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른바 '대구형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사업'인 '파이(π)밸리 프로젝트'가 그 중심에 있다. 대구경북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수도권 대기업들이 독식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대구경북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파이밸리 프로젝트'를 구상해왔다. 대구를 중심으로 경산·구미·칠곡·성주·포항을 잇는 산업벨트가 원주율 기호 π모양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명명됐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시장 규모 역시 큰 시스템 반도체(70%)의 파운드리 생태계를 지역에 마련하겠다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현재 모빌리티 뿐 아니라 로봇, 항공우주, AI산업이 발전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균형발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축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립 반도체산업연구원(대구도심융합특구 일대)'과 파운드리 유치다. 특히 전문인력이 많은 경산 등에는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를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이럴 경우 파운드리 주변엔 팹리스(반도체 전문설계 기업)도 모일 수 있다.

지역엔 반도체 인프라도 탄탄하다.
내년엔 경북대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반도체 팹(Fab·제조공장)인 반도체공동연구소가 완공된다. DGIST엔 로봇 등 첨단산업에 필수인 '센서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구형(D)-팹도 가동된다. 구미의 첨단 반도체 소재 특화단지, 포항의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원군이다.

차량용 전력반도체 세계 1위인 독일의 '인피니온'이 국내 최초로 IoT혁신센터(DGIST 내)를 개소한다. 대구가 공들이는 센서반도체 개발과 연계가 가능하다.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화합물(SiC,GaN 등) 기반 반도체 연구도 경북대를 중심으로 수 년째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수원 이남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전문인력 자체 수급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에 반도체 특성화대학(경북대) 선정에 이어 반도체 마이스터고(대구전자공고),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사업(영진전문대·영남이공대)이 국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지역출신이면서 1980~1990년대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은퇴한 50~60대 출향인사(200명)을 영입, 재교육시켜 시스템 반도체 산업 전선에 투입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대구는 교육· 의료·교통 등의 양질의 정주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도 반도체 분야 고급인력을 유입시킬 수 있는 중요요인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인근 경북지역이 시스템반도체산업이 육성될 수 있는 연구개발, 인프라, 인력확보, 정주여건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대현 경북대 교수(전자공학부)는 "시스템 반도체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거의 전무하지만 지역에는 즐비하다. 특히 인력 양성 분야에서 큰 강점이 있다"며 "파이밸리 조성과 함께 반도체 인재들이 지역에서 활동한다면 많은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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