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의 16대 종손인 이근필옹 발인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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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1 17:30  |  수정 2024-03-11 17:30  |  발행일 2024-03-12 제20면
발인
11일 오전에 열린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인 이근필옹의 발인식<독자제공>
퇴계종손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인 이근필옹안동시 제공

향년 93세로 지난 7일 타계한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인 이근필옹의 5일장 마지막 날인 11일 발인식을 했다.

빈소엔 정·재계를 비롯한 전국 문중과 유림의 조문 줄을 이어졌고, 발인엔 종손의 마지막을 함께하려는 문상객 100여 명이 장지를 찾았다.

고인의 운구는 반평생 종무를 지키던 퇴계종택에서 상여에 실려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종택 뒤편 선영에 묻혔다.

고인이 생전 전통을 바꾸고 장묘문화도 매장 대신 화장으로 가야한다는 소신을 밝히며 화장할 뜻을 남겼지만, 사후 가족회의에서 매장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고인의 자(字)는 성유(聖幼), 호(號)가 청하(靑霞)인 고 이근필옹은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인천 제물포고교에서 3년간 한문을 가르치다 귀향, 고향인 도산초등학교에서 새로이 교편을 잡아 교장으로 퇴임했다.

종택을 찾는 수많은 방문객을 환대하며 '조복(造福·복을 짓는다)'을 나눴고 '남의 나쁜 점은 덮어주고, 남의 좋은 점은 널리 알리자'는 은악양선(隱惡揚善)을 몸소 실천해 온 인물이다.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도산서원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도 '조복' 글귀를 선물하기도 했다.

북송대 유학자 장사숙의 좌우명이기도 한 '남의 선행을 보거든 내 몸에서 나온 것처럼 반긴다'는 '견선여기출(見善如己出)'을 직접 써서 나눠주며 숱한 과객들에게 울림을 준 것도 두고두고 회자될 일화다.

고인은 2001년 11월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을 설립하고 퇴계학 스터디그룹 거경대학(居敬大學)도 운영해 왔다.

퇴계 종손으로 과거 서원 사당에 여성 출입을 금하던 폐습을 없애고, 지난 2020년 서원 역사 600여 년 최초로 도산서원 향사에 여성 초헌관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몇 해 전부터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불천위 제사를 오후 6시로 바꾸는 등 '옛것을 지키되 고집하지 않는' 참선비의 본보기로 칭송받기도 했다.

슬하에 1남 3녀를 뒀으며 외아들이자 차종손인 이치억(李致億)씨는 국립공주대 윤리교육과 교수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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