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위기설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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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06:44  |  수정 2024-03-27 06:58  |  발행일 2024-03-27 제27면

4·10 총선이 끝나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때문에 우리 경제 전반에 위기가 올 것이란 '4월 위기설'이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아파트가 분양되지 않아 PF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지만, 총선 이후로 상환 유예 조치를 받은 건설업체가 많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총선이 지나면 유예받은 현장부터 부도가 시작돼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는 위기를 맞는다는 논리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PF 대출의 만기가 다변화돼 있고, 연체율도 고점 대비 안정적이어서 4월 위기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작년에는 9월 위기설이 있었다. 그때도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된 자금 흐름이 주된 이유였다. 브리지론(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에 필요한 자금 대출) 만기가 9월에 집중돼 있었다. 동시에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지원했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상환 유예 조치도 9월에 끝난다는 것도 위기설의 또 다른 진원지였다. 하지만 위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설이 나돌았지만, 대부분은 '설(說)'에 그쳤다. 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확대 해석한 데다, 위기설 때문에 정부가 대응책을 잘 마련한 탓이다.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4월 위기설에 적용된다. 총선 이후 PF발 위기가 올 것이란 말은 1년 전부터 나돌았다. 하지만 위기는 없더라도 충격은 클 것 같다. 특히 미분양아파트 물량 순위가 전국 1·2위인 대구·경북이 받을 충격은 만만찮을 것이다. 금융당국이 PF 현장의 옥석(玉石)을 가리겠다고 했는데, 대구·경북은 석보다는 옥이 많았으면 좋겠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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