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식목일의 재해석

  • 김진욱
  • |
  • 입력 2024-04-05 06:56  |  수정 2024-04-05 07:01  |  발행일 2024-04-05 제27면

오늘(5일)은 제79회 식목일. 올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나무 심지 않는 식목일을 보낸다. 지구 온난화로 식목일에 나무 심기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 대구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미 3월에 나무 심는 행사를 가졌다. '식목일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되는 질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1946년 제정된 식목일은 일제 침탈로 황폐화된 우리나라 산림을 다시 가꾸려는 목적이 분명했다. 게다가 4월5일은 조선 시대 성종이 직접 논을 경작한 날이어서 역사적 의미도 있다. 날씨 또한 1946년 4월 초는 묘목 심기에 적합했다. 그래서 2006년 기념일로 변경되기 전까지는 공휴일로 지정돼, 나무 심기가 전 국민적인 행사로 치러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4월5일은 더 이상 나무 심기에 적합하지 않은 날이 됐다. 2~3월이 묘목 시장의 성수기가 된 지 오래다. 자연스럽게 식목일을 변경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21일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3월21일을 '온난화 식목일'로 지정해 행사를 갖는 환경단체도 있다. 식목일을 3월21일로 변경하자는 산림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법안 소위에 상정되지는 못했다.

식목일 변경만큼 의미 있는 주장은 식목일의 의미를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려는 식목일의 당초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 나무는 탄소를 줄여 지구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탄소 중립 실현과 지구 온난화 방지에 중요한 방책이 나무 심기다. 식목일은 나무심기로 기후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김진욱 논설위원

기자 이미지

김진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