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기업 절반 "올 상반기 투자 상황 여의치 않아"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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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6 14:01  |  수정 2024-04-16 14:08  |  발행일 2024-04-17 제15면
투자 줄이는 이유는 재수요부진과 고금리, 생산비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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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현상이 장기화되자 대구 제조기업들의 절반가량은 미리 세웠던 올 상반기 투자계획을 축소 또는 연기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중동 정세악화, 내수불안, 고금리 등 다중복합경제 위기 상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투자를 주저하는 모양새다.

16일 대구상공회의소는 지역 제조업 1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상반기 투자계획 설문 조사' 결과를 내놨다.

우선 '연초 계획한 상반기 투자계획 대비 현재 투자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 45%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거나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계획보다 확대하고 있는 기업은 고작 3.1%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기계·장비 산업에서 유독 '여의치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투자를 축소하거나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이유로는 '재고 증가 등 수요 부진(27.7%)'을 가장 많이 손꼽았다. '자금 조달 부담'과 '생산 비용 증가'도 나란히 23.2% 비중을 차지했다.

또 일부기업은 수출국 경기 불확실성(20.0%)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동발 글로벌 경제위기 악화와 연계된 부분이다. 그만큼 국내외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의 확대, 고금리, 고환율을 많이 우려하는 셈이다.

'전체 투자에서 신기술 개발, 공정 개선 등 혁신투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해선 '10%미만'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혁신투자 비중이 '20~30%'(22.5%), '30~40%'(10.6%)에 이르는 기업도 적잖았다.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가 설비투자 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56.9%가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했다. '긍정 검토했지만 투자 증가로 반영이 안됐다'는 기업도 32.5%에 달했다.

투자 촉진을 위해 정부가 12년 만에 임시투자 세액공제제도를 재도입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투자 증대 효과는 아직 미미한 셈이다. 임시투자 세액공제는 경기침체 영향으로 위축된 기업투자를 끌어올리기위해 한시적으로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기존보다 2~6% 포인트 상향한 제도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이 유가, 원자잿가, 원·달러 환율 상승, 국내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투자를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며 "당장은 효과가 없어도 중소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 시행 기간을 1년→3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저리 대출 지원 확대, 과감한 규제 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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