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구시건축사회 최원식 회장 "市 신청사 건립-K2 후적지 개발…명품도시 대구 설계 마지막 기회"

  • 박주희,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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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3  |  수정 2024-06-13 08:09  |  발행일 2024-06-13 제13면
긴축 재정으로 공공발주 급감

건축학도 서울행 인력난 우려

'자유도' 막는 법규제는 풀어야

[인터뷰] 대구시건축사회 최원식 회장 市 신청사 건립-K2 후적지 개발…명품도시 대구 설계 마지막 기회

"지역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외환위기 때만큼 힘들다는 회원들도 있고요. 지자체와 교육청의 긴축 재정운영 탓에 공공 발주 공사가 줄다 보니 일감도 현저히 줄었죠."

지난 4월 취임한 최원식〈사진〉 대구시건축사회 회장(21대)을 최근 만났다. 첫 화두는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였다. 최 회장은 "대구에선 건축 인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건축물 안전 및 성능향상 자문제도'를 거쳐야 한다. 이 제도는 대구시건축사회가 대구시의 협조 아래 2017년부터 8년째 운영 중이다. 이전엔 이 제도를 통해 1년에 1천200~1천500건의 설계 도서를 검토했다. 하지만 작년에 검토한 설계 도서는 고작 350건에 그쳤다. 이전보다 무려 70% 이상이나 급감했다"고 답답해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도 했다.

대구 건축 관련 인재들의 탈지역화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부산과 대구는 인구가 100만명 차이 나는데 건축사 수는 부산 1천100명, 대구 950명으로 150명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 대구의 건축사 수가 인구수에 비해 많다"며 "이는 1990년대 청구·우방·보성으로 대표되는 지역 건설업체들이 전국을 호령하던 시절의 영향이다. 대구에 건축 관련 대학과 학과가 많다. 하지만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의 90%는 서울행을 택한다"고 토로했다.

"대구에 일이 별로 없긴 하지만 일이 있어도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지역 건축 인재들의 탈지역화를 막기 위해 우리도 당연히 노력해야 하지만 행정기관 차원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은 얼마 전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자유도가 전혀 없는 한국 건축가들이 불쌍하다'고 했다"며 "건축이 법적 규제의 틀에 발목이 잡혀 획일적 사고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틀을 깨는 자유로운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대구 건축사(史)에 있어 중대 이벤트는 바로 K2 후적지와 대구시 신청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K2 후적지는 도시계획을 잘 세워 대구를 꿈꾸는 명품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신청사도 행정 서비스 제공 편의를 넘어 대구 랜드마크 건물이자 시민 광장 역할을 해야 한다"며 "건축엔 그 도시의 역사가 담겨 있고 그 지역 사람들의 공동체에 대한 철학과 사상도 녹아 있다. 대구 건축사가 이를 설계하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도시가 우리가 꿈꾸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글=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사진=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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