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별풍선의 리액션과 오물풍선의 대응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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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4  |  수정 2024-09-13 09:13  |  발행일 2024-06-14 제26면
아프리카TV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별풍선'

별풍선 보내는 개수·횟수마다 달라지는 리액션

빚 지면서 별풍선 보내 패가망신하는 이도 수두룩

북한이 남한을 도발하려 날려 보내는 오물풍선

과도한 풍선 보내기로 패가망신 하지 않기를
[미디어 핫 토픽] 별풍선의 리액션과 오물풍선의 대응
사진=연합뉴스. 그래픽=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는 '별풍선'이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한다. 시청자들이 스트리머(방송인)에게 응원의 의미로 선물한다. 별풍선은 아프리카 TV에서 실물 화폐로 구매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방송인에게 기부해 콘텐츠 생산 자체 또는 물품을 사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별풍선은 '별풍'이라고 한 글자를 줄여 부른다. 별풍선을 기부하는 행위를 '별풍 쏜다'고 말한다. 별풍선을 보내면 보낸 이의 닉네임과 멘트가 전달된다. 이렇게 스트리머는 묻는 말에 대답하기도 하며 시청자와 소통·대화한다. 스트리머들은 별풍선 개수마다 리액션을 정해놓고, 별풍선 받으면 그 리액션을 한다. 춤을 추거나 특정한 행동이나 유행어 등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별풍선이 많을수록 그 리액션이 커지고 그 시청자는 우수회원이 된다.

별풍선 쏘기는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다. 별풍선도 결국엔 실물 화폐로 구매한 가상 화폐이므로, '많은 별풍선=많은 돈'이다. '이름을 알리며+하고 싶은 말하고+돈을 뿌리는 것'이다. 많은 별풍선을 보내는 사람을 '큰손 회장'이라고 하기도 한다. 요즘 유튜브에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뛰어넘어 빚을 지면서까지 별풍선을 쏘는 큰손 회장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가 유행이다.

단연 이 블랙코미디는 유튜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도 남한에 풍선을 보낸다. 아프리카TV에서처럼 좋은 의미로 보낸다면 좋겠지만, 오물을 실어 보낸다. 북한의 이 오물풍선도 사실 따지고 보면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다르지 않다.

[미디어 핫 토픽] 별풍선의 리액션과 오물풍선의 대응
지난 29일 오전 경북 영천시의 한 포도밭에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과 오물 잔해가 흩어져 있다. 연합뉴스
별풍선처럼 오물풍선을 쏘는 횟수가 잦을수록, 오물풍선을 많이 쏠수록 우리 군의 리액션(대응)도 달라지고 커질 것이다. 지난달 28일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오물풍선을 보냈다. 우리 군은 6년 만에 대북확성기를 꺼내 들었다. 또다시 오물풍선을 방사하면 대북확성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또 오물풍선을 남하시켰고 우리 군은 9일 오후 대북확성기를 사용했다. 그러자 그날 밤, 또 오물풍선을 쐈다. 군사도발이나 적대행위에 '적당히'라는 게 어디 있겠냐만, 이제 그만할 때가 아닐까. 우리 군도 북한이 열혈시청자라는 건 이미 안다.

물론 우리 군이 풍선의 개수와 방사 횟수를 정해놓고 어떤 리액션을 하진 않을 것이다. '별풍선의 비유'로 본다면 큰손 회장 북한은 남한에 어떤 더 큰 리액션을 바라는 걸까. 별풍선을 마구 보내다 패가망신하는 그 소식이 마냥 허구는 아닐 것이다. 북한도 오물풍선을 마구 보내다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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