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영주댐 녹조…총인 수치 높이는 오염원 차단해야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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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13  |  수정 2024-08-12 18:57  |  발행일 2024-08-13 제11면
댐 주변 가축 밀도 '전국 최고'

장마때 분뇨 쓸려들어와 심화

축사 퇴비장 설치 지원 목소리
되풀이되는 영주댐 녹조…총인 수치 높이는 오염원 차단해야
7일 경북 영주시 평은면 영주댐 일대가 녹조로 인해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 변했다. 오주석 기자
되풀이되는 영주댐 녹조…총인 수치 높이는 오염원 차단해야
경북 영주시 평은면 영주댐에서 뜬 녹조물. 오주석 기자
되풀이되는 영주댐 녹조…총인 수치 높이는 오염원 차단해야
경북 영주시 평은면 영주댐 일대 녹조가 심화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지난 7일 오후 영주댐 일원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색빛으로 가득했다. 낮 기온이 30℃ 웃도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영주댐 일대가 펄펄 끓어가고 있었다. 호수 가장자리에서 생수병을 집어넣자 이내 녹조로 오염된 물이 담겼다. 색상은 에너지 음료와 흡사했으며, 물의 온도는 비교적 미지근했다.

2016년 영주댐이 완공된 이후 이곳에서 매년 여름마다 녹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장마가 지난 이후 녹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비가 오면서 쓸려 내려온 가축 분뇨와 흙 속 비료 등이 영주댐으로 몰려들고 여기다 수온까지 높아지면서 녹조가 심화하고 있다.

올 여름 들어서도 영주댐 일대는 녹조 '경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낙동강유역본부가 지난 5일 측정한 영주댐 앞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당 2만4천880cells로 심각한 수준이다.

낙동강 상류인 영주댐 일대가 여름마다 녹색으로 물드는 이유는 녹조의 주요 원인인 수계 총인(T-P) 수치가 이맘때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의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영주댐의 수계 총인 수치는 지난해 6월 0.017㎎/ℓ에서 같은 해 7월 0.237㎎/ℓ로 한 달 사이13배 이상 뛰어올랐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영주댐 인근에 수계 총인 수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영주댐 수계 총인 수치는 그해 8월에도 0.232 ㎎/ℓ를 유지하다 서서히 감소한 뒤 겨울에 접어들면서 정상 수치까지로 내려왔다.

조혁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 물환경부장은 "하절기 영주댐이나 안동댐에서 녹조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주변에 수계 총인 수치를 높이는 오염원이 밀집하기 때문이다"라면서 "비슷한 날씨에도 운문댐이나 밀양댐은 오염원이 잘 관리돼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영주댐 오염원 차단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되풀이되는 영주댐 녹조…총인 수치 높이는 오염원 차단해야
영주댐 인근 축사에서 소들이 풀을 먹고 있다. 오주석 기자


영주댐 녹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가축 분뇨가 지목된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발간한 전국오염원 조사(2022년 말 기준)에 따르면 영주댐 주요 요염원은 '축분'이었다. 영주댐 수계 총인 배출 부화량의 50.4%가 축산계였다. 뒤이어 토지계(44.1%), 생활계(5%)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영주댐 주변에선 한우 등 가축사육 두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영주댐 인근 가축 사육밀도는 ㎢ 당 5천284두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가축분뇨 발생 비중은 한우가 45%, 가금 35%, 돼지 19%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자금 사정이 영세한 소규모 농가를 위한 지원책 마련할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영주에서 축사를 운영 중인 김삼주 전 한우협회장은 "한우 두수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소비가 줄어들면서 농가마다 소들이 가득한 상황"이라며 "(축분 관리를 위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규모 농가에서도 축사 내 퇴비장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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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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