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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학원가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영남일보DB |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평균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 중 16%가 의대와 한의대 등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에 공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이 전 과목 평균 1등급(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 96점 이상)인 인문계열 학생은 총 343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288명(84.0%)은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합격자는 세부적으로 경제학부에 74명, 경영대학 56명, 정치외교학부 28명, 인문계열 23명, 농경제사회학부 14명이 진학했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의 16.0%인 55명이 의학계열에 진학해 눈길을 끌었다. 의대가 8명(2.3%), 한의대 47명(13.7%)이었다.
의대 8명은 이화여대 의예과에 진학했다. 한의대의 경우 상지대 한의예과에 15명, 경희대 한의예과 13명, 대구한의대 한의예과 10명, 원광대 한의예과 5명, 동국대 한의예과(WISE캠퍼스) 4명이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인문계열 합격자 중 29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29명 중 대다수는 의대, 한의대에 중복으로 합격해 빠져나간 것으로 종로학원은 추정했다.
의학 계열 가운데 경희대·대구한의대 한의예과는 인문계 선발에서 수학은 '확률과 통계', 탐구는 '사회탐구'를 지정해 순수 인문계 출신으로 합격자를 채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화여대 의예과, 상지대 한의예과 등은 수학의 경우 지정과목이 없고, 사회·과학탐구를 선택한 경우 모두 지원이 가능했다. 이들 대학의 경우 문과생에게 선발 인원을 배정했지만, 실제는 이과생 합격생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 수학에서 문과생이 보는 '확률과 통계'보다 이과생이 보는 '미적분' '기하'의 표준점수가 높아 경쟁에서 이과생이 더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은 "전공 자율선택제가 확대되는 2025학년도 대입에선 수능 고득점 학생이 많은 이과생이 수시·정시에서 문과 상위권 학과로 진입이 많을 수 있다"라며 "통합형 수능 체제인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많아질 수 있으며, 이과뿐만 아니라 문과를 목표했던 학생들도 수능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의학계열 선호 현상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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