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주 특이한 2025 입시, 의대 아닌 이공계로 눈을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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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5  |  수정 2024-11-15 07:03  |  발행일 2024-11-15 제27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14일 치러지면서 2025학년도 대입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올 입시는 아주 '특이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다. 주지하다시피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 입시 현장의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극심한 갈등 속에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기존 3천58명에서 1천5백명가량 늘어나 4천610명으로 확정됐다. 올해 수능 응시생 52만여 명 가운데 N수생이 무려 31%로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데는 의대 증원의 영향이 있다.

'의대 열풍'은 한국사회의 문제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몰입 여파로 이공계열, 순수 자연과학 계열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의학과 의사도 국가·사회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분야이자 직업임에 틀림없지만, 지금처럼 과도한 쏠림 현상은 국가 미래 발전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AI를 필두로 로봇, 컴퓨터, 바이오, 반도체, 우주공학에 이르기까지 첨단산업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들 분야의 우수 인재 유치는 각국의 사활을 건 과제가 됐다. 우리도 한때 전자공학, 물리학 등의 이공계열과 자연과학 분야를 독려하면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기억이 있다. 그들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한국의 고속·압축 성장을 이끌었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물리학을 배웠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컴퓨터과학 전공자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물리학 전공자로 공학적 사고를 경제부흥에 접목시켰다.

의대증원 이슈로 국민여론이 어수선한 상황이다. 수험생들은 여기에 휩쓸리지 말고 이공계 지원을 적극 검토하길 권한다. 의사만이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은 아니다. 보다 시야를 넓혀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지 숙고하길 바란다. 신세대 수험생들의 진취적 고민과 선택을 고대한다. 그대들에게 진정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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