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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겨우 이겨내고 이제 희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비상계엄 선포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또 만났다. 그것도 연말에…."
11일 영남일보 기자와 만난 대구지역 한 자영업자의 하소연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완전히 닫았다며 망연자실했다.
손님맞이에 분주할 연말연시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등 초대형 정치악재가 쌍끌이로 닥치면서 대구경북 지역민의 일상과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치적 여파가 경제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폴리코노미(Policonomy)'가 지역 동네상권을 강타한 것이다.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고, 자영업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대구 직장인 이모(38)씨는 "연말에 남은 연차를 써서 휴가를 가려 했는데, 불안정한 시국에다 여행 갈 기분도 나지 않아 일정을 취소했다"고 했다. 또 대구의 한 50대 공무원은 "탄핵정국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언제 '비상근무'를 하게 될지 모르겠다. 이 상황에서 시끌벅적한 연말 모임을 갖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아 지인들과의 모임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말 특수는커녕 비상계엄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파리만 날리자 자영업자들의 기가 잔뜩 죽었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45)씨는 "평소 이맘때면 단체 손님으로 바빴는데 지금은 단체 예약은커녕 소규모 손님도 줄었다"며 "어제는 10명 예약이 취소됐고, 오늘은 아예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소용돌이 탓에 상권 위축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대 이진화 교수(경영학부)는 "사회·정치적인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비상계엄 선포 이전에도 이미 경기가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국내 정세로 인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 같아 우려된다"며 "민간소비에 있어 선순환 구조가 중요한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기대심리와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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