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0년을 기다린 역사적 순간" 첫차부터 만원 '대경선', 흥행 예감

  • 이승엽
  • |
  • 입력 2024-12-14  |  수정 2024-12-14 13:05  |  발행일 2024-12-16 제8면
14일 오전 5시25분 대경선 첫차 출발

시도민과 전국 '철도 덕후' 몰려 만원

소음·진동 거의 없어, 승차감 합격점

시장 경쟁력 충분, 흥행 예감
[르포] 10년을 기다린 역사적 순간 첫차부터 만원 대경선, 흥행 예감
14일 오전 5시쯤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 첫차가 동대구역 선로에 진입하고 있다.

14일 오전 5시쯤 동대구역.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푸른색 열차가 환한 라이트를 밝히며 선로에 진입하자 플래시 세례와 함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비수도권 최초 광역철도인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가 시민에게 첫선을 보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대경선 개통일인 이날, 동대구역은 이른 새벽임에도 건강한 활기로 가득했다. 대경선 개통 소식에 대구경북 시·도민은 물론, 전국의 '철도 마니아'들까지 동대구역에 몰려들면서다. 동대구역은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대경선 개통을 두 눈으로 확인하려는 이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오전 5시15분쯤 개찰구가 열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차로 뛰어들었고, 열차는 금세 만원이 됐다. 빈 좌석을 찾지 못해 서서 가는 승객도 있었다. 향후 대경선의 흥행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구미행 대경선 열차, 출발합니다." 오전 5시25분, 대경선의 첫 열차가 출발을 알렸다. 대경선 열차는 2량 1편성으로, 최대 수용 인원은 좌석 78명, 입석 218명 등 총 296명이다. 일반 열차가 아닌, 도시철도 좌석 배치 방식을 택했다. 열차 폭은 3.12m로, 도시철도 1·2호선 열차보다 넓다. 좌석도 때를 덜 타는 강화플라스틱 소재여서 비교적 쾌적하게 느껴졌다.

열차가 속도를 내자 이내 승객들의 승차감 품평회가 펼쳐졌다. 열차에서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대구 도심을 지나면서 열차는 속도가 붙었다. 서대구역에서 왜관역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최대 속도가 99㎞/h까지 나왔다. 빠른 속도에도 열차가 괜찮은 승차감을 유지하자 연신 감탄사가 나왔다.

[르포] 10년을 기다린 역사적 순간 첫차부터 만원 대경선, 흥행 예감
14일 오전 동대구역에서 한 시민이 대경선 예매권을 구입하고 있다.
[르포] 10년을 기다린 역사적 순간 첫차부터 만원 대경선, 흥행 예감
14일 오전 대경선 첫차 내부 모습. 이른 새벽임에도 첫차를 타려는 시도민과 '철도 덕후'들로 가득했다.

열차는 오전 6시12분쯤 종착역인 구미역에 도착했다. 동대구역부터 47분가량 걸린 것이다. 요금은 2천500원(교통카드 기준)이 나왔다. 대경선은 기본운임 1천500원에 10㎞ 초과 시 5㎞마다 100원이 붙는 구조다. 시계외 운임은 200원이다. 같은 구간 무궁화호(3천200원)와 비교하면 22%(700원)가량 저렴했다. 배차 간격과 속도 면에서도 대경선이 우월한 데다, 광역환승제까지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본인을 '철도 덕후'로 소개한 양병모(19·우송대)씨는 "대경선이 10년의 결실을 맺는 역사적인 날이다. 당연히 첫차를 타야 한다는 일념으로 대구에 내려왔다. 수도권에서 쓰는 넓은 열차를 그대로 가져오니까 쾌적했다"며 "막차가 훨씬 늦춰져 구미나 칠곡 주민들의 이동권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적 작은 열차 규모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경선 개통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현성(18)군은 "열차가 다소 작은 것처럼 느껴졌다. 2량에 불과해 이용객이 늘면 열차 혼잡이 빚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광역철도 개통을 기다려주신 시·도민들께 감사드린다. 코레일은 편리하고 안전하게 승객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승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 가이드 조남경

더보기 >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