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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힘은 30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당 전국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비대면으로 권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전국위원 787명 중 54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486명이 찬성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용태·김상훈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했다. 사무총장에는 이양수 의원을 임명했고 전략기획부총장은 조정훈 의원, 조직부총장은 김재섭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유임했다. 수석대변인은 신동욱 의원이 맡았고, 비대위 비서실장은 강명구 의원이 임명됐다.
지난 16일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2주 만에 꾸려진 '권영세 비대위'는 선수별 안배와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의원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된 3선 임이자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나, 재선 최형두 의원, 비례대표 최보윤 의원, 초선 김용태 의원은 친윤계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김용태 의원은 한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 시절 비대위원을 맡은 바 있다.
사무총장을 맡은 이양수 의원은 보좌진 출신으로, 원내수석부대표와 전략기획부총장 등 당내 주요 요직을 역임해 당내 사정에 정통하다. 공개적으로 탄핵을 찬성한 초선 김재섭 의원과 친윤계로 분류되는 재선 조정훈 의원도 각각 조직부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됐다. 친한(친한동훈)계 주진우 의원은 법률자문위원장에 유임했고, 친윤계 신동욱·강명구 의원은 각각 수석대변인, 비서실장에 배치됐다.
권영세 비대위는 당 화합을 통한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야권의 '릴레이 탄핵'과 특검법 공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선 단일대오로 맞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비대위 인선에서도 갈등 봉합하고 '원팀'을 회복하려는 기조가 엿보인다. 당 쇄신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열리게 될 조기 대선 준비도 주요 과제다. 조기 대선을 위해선 당의 '친윤·탄핵 반대'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국민들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든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께 부탁드린다. 줄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입법 폭거를 멈춰 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며 '여야정국정협의체' 재개를 제안했다.
한편, 권 비대위원장은 임명 직후 첫 행보로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느꼈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은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의 모든 관계자들이 원활한 사고 수습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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