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번 실패하면 사기극? '대왕고래' 정쟁화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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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0  |  수정 2025-02-10 07:00  |  발행일 2025-02-10 제23면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에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정부 결과가 발표되자 야권을 중심으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혈세를 낭비한 대(對)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대왕구라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며 국민 홍보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 역시 "AI 연구를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고급 사양 3천장을 살 수 있는 돈을 다 털어넣은 대왕 사기시추였다"고 했다. 도를 넘은 조롱이다. '대왕고래'를 정쟁화하려는 노골적인 의도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게 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초한 측면도 크다. 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에서 진행하면 될 일을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부터가 적절치 못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내용도 상당 부분 부풀려졌다. 최대 매장량이 삼성전자 시가 총액 5배라는 등 산유국의 꿈이 곧 실현될 것처럼 포장됐다. 총선 패배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던 윤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지적이 나올만 했다. 하지만 이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본질적 문제가 아니다.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자원 개발이 핵심 사안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결코 정치적 공방에 매몰돼선 안되는 이유다.

알다시피 자원개발은 고수익·고위험 사업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 있는 유전의 시추 성공률은 평균 10%대에 그친다. 대왕고래 시추 성공률이 20%가 맞다면 한 번의 실패가 사기극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전문가들도 나머지 유망구조에 가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산자부가 후속 시추를 결정한 만큼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발목 잡혀선 죽도 밥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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