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처뿐인 의정 갈등, '2026년도 의대 정원'도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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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8  |  수정 2025-02-18 07:06  |  발행일 2025-02-18 제23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천명 확대를 선언하면서 불거진 의정 갈등이 1년을 넘겼다. 국민은 고통에 허덕이는데 정부와 의료계는 각자의 주장만 거듭하며 공식적인 대화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내년도 입시요강 공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의대 정원도 미지수다. 정부가 제시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목표 시점인 2월이 절반 이상 지났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아직 논의도 못하고 있다. 이미 시작됐어야 하는 올해 의대 교육은 전국 의대에서 휴학이 이어져 개점 휴업 상태다. 의대를 목표로 한 입시생과 의대생, 학부모 모두 불안하고 답답하다.

불신과 상처만 준 의정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다. 많은 이들이 의정 갈등 장기화의 원인으로 소통 부재를 지목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그동안 상대 탓만 하며 대화에는 인색했다. 이를 중재하고 타협을 끌어내야 할 정치권도 이를 외면한 채 공방만 이어갔다.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추진했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야당이 빠진 채 첫 회의를 연 뒤 무산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런 가운데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7일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과 박주민 의원(보건복지위원장)도 동석했다. 의대 증원 여파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의정 갈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지난해 2~7월 3천136명이나 초과 사망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 현안인 만큼 이젠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 국민은 고통을 인내할 힘조차 없다. 의정 갈등 봉합을 위한 정치권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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