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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TK신공항 등 주요 거점공항 추진 중
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구경북권, 부산경남권, 충청권에서 신공항 건설이나 확장 등을 통해 거점공항을 추진 중이다.
이들 공항은 하나같이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통해 하늘길을 활짝 열어제칠 기세다. 수도권 중심주의가 공고화된 우리나라에서 '지방공항'은 수도권과 지방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키(key)'이자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통상 물류 운송과 여객 용이성은 한 나라 및 한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이에 국내 각 지역에선 도시와 지역의 미래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하늘길'이 중요하다고 여겨왔다. 공항을 새로 건설하거나 이전 및 확장 방식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번듯한 공항을 지으려 노력중이다.
우선 가덕도신공항은 오는 2029년, TK신공항은 2030년 개항이 목표다.
가덕도신공항은 국토의 남부권, TK신공항은 중·남부권을 대표하는 거점공항으로 건립이 추진중이다. 특히, TK신공항은 민항과 군공항이 함께 이전하기 때문에,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프로젝트다.
앞서 국방부는 '대구 군공항(K-2) 이전 사업계획'을 승인해 1월 관보에 고시했다. 국토부의 민항 기본계획 고시는 올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연말 공개된 TK신공항(민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안을 보면 신공항 활주로 규모는 3천500m(길이) × 46m(폭)이다. 활주로 길이와 관련해 국토부 측은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과 화물기 F급 취항이 가능하도록 3천500m를 적용했다"라고 했다. 대구시는 현재 신공항 건설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 중이다.
충청권에선 청주공항의 성장이 위협적이다.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충북도는 현재의 청주공항 활주로에서 북서쪽으로 1.86㎞ 가량 떨어진 곳에 대형 화물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3천200m 길이의 민항 전용 활주로를 신설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충청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중부권 거점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도 발의했다. 청주공항에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를 건설해 군 비행장과 분리된 독립 활주로를 확보하고, 국제선 및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게 핵심골자다.
◆TK신공항 '제2관문공항' 지위 선점 전략 필요
이들 3개 공항은 인천공항 다음의 '제2관문공항' 기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느 지방공항이 맡게 될지 여부를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지난해 경남지역 한 지방의원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지지부진해 24시간 여객·화물 운송을 위한 제2관문공항 역할을 TK신공항에 빼앗기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공항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지역의 '공항 규모 키우기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TK신공항의 적기 착공·개항과 함께 '제2관문공항'의 지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전까지 인천공항에서 상당수 처리하던 영남지역 등 비수도권 지역의 여객 및 물류 수요를 TK신공항에서 선점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나웅진 대구시 신공항건설단장은 "국토부의 공항 기본계획은 인천공항의 허브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지방공항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때 각 지방공항은 경쟁 구도를 갖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TK신공항이 관광·물류분야에서 지역 거점의 지위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정책 발굴도 필요하다. TK신공항의 적기 착공과 개항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자매도시인 중국 청두 등 세계 여러 도시의 사례를 분석, TK신공항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왔다.
2021년 6월 개항한 청두의 톈푸국제공항은 쓰촨성의 관문이자 중국 서부 내륙경제권의 핵심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청두는 2000년대 초까지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도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서부 대개발계획에 따른 국제공항 건설로 내륙도시의 한계를 넘어섰다. 국제공항은 쓰촨성이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내륙 핵심 경제권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톈푸국제공항의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 내 첨단산업 기업들이 쓰촨성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전자상거래·콜드체인·과학기술 혁신 제조업 산업 등이 빠르게 성장했다. 청두시는 중국의 4대 도시로 일약 성장하게 됐다고 대구시는 덧붙였다. 청두시처럼 내륙도시인 대구가 청두의 국제공항을 계속 주시하는 이유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내륙도시가 국제공항과 함께 성장한 스위스 취리히 등의 사례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며 "TK신공항은 포항과 구미 등 국내 대표 산업도시가 포진해있다. 한반도 제1내륙 국제관문공항은 물론 제2관문공항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항 연결 교통망도 중요 요소
인천공항의 명성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제2관문공항'의 위상을 가지려면 '공항 연결 교통망'도 중요하다.
대구정책연구원은 2023년 발표한 '대구경북신공항 경제권 발전전략' 보고서를 통해 신공항 접근 교통망의 중요성에 대해 거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공항 중심도시들은 글로벌 교통 허브의 특성인 사통팔달 교통망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라며 철도 및 도로를 통한 다양한 TK공항 접근 교통망 확충 방안을 분석했다. 아울러 TK신공항은 대도시와 인접해 있어 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시 글로벌 허브 중심도시로서의 지리적 요건이 충족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월 TK 신공항 건설 예정지(군위군 소보면 일대)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도로와 철도를 이용해 전라도 등 타 지역에서 TK신공항 접근이 용이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호남지역의 여객 및 물류수요를 아우를 수 있는 중남부권 대표공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당시 홍 시장은 "TK신공항을 오갈 수 있는 사통팔달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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